발도르프 교육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교생에게 실시하는 강원도 고성군 공현진초등학교에서 14일 1학년 어린이들이 ‘움직이는 책상’에 앉아 4차원 칠판을 이용해 수업받고 있다. 공현진초등학교 제공
고성 공현진초교, 공교육 첫 ‘발도르프 교육’ 도입
시낭송 등 감성 강조…학생들 “학교 오는 게 즐거워”
시낭송 등 감성 강조…학생들 “학교 오는 게 즐거워”
21세기 개혁교육의 모델로 선정된 발도르프 교육이 동해안 최북단 어촌의 초등학교를 통해 국내 공교육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강원도형 혁신학교 ‘행복더하기학교’인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초등학교는 올 1학기부터 전교생 31명을 대상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시행했다. 먼저 수업 풍경이 달라졌다. 특색 교육인 칠판 그림을 위해 주문 제작된 ‘4차원 칠판’이 흑칠판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교과서도 없다. 교사들이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맞춰 새로운 내용으로 재구성한 교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는 아이들의 자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저학년 학생들은 의자와 책상 대신 ‘움직임 책상’을 사용한다.
아침 시 낭송과 습식 수채화, 조소 등 예술수업도 감성을 강조하는 발도르프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다.
생소한 방식의 수업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임채연(3년)양은 “같은 수학 수업이지만 1~2학년 때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 학교에 오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공현진초교의 발도르프 교육은 오랫동안 준비된 교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교사들은 연구모임 등을 통해 수년간 발도르프 교육을 준비해왔다. 전국 발도르프교육 교사연구회 대표인 김용근 교감이 핵심 구실을 하고 있다.
임양의 담임인 박성진 교사는 “공교육에 발도르프 교육을 접목시켜 보자”는 김 교감의 제의에 따라 경남 산청에서 이 학교로 왔다. 김용근 교감은 “1993년부터 이어온 오랜 바람이 혁신학교에 선정되면서 현실화됐다”며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교과서를 내려놓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니가 김삿갓이가, 이노마
■ [한-미 FTA 15일 발효] 소리·냄새도 재산권 인정…약값결정 사실상 민영화
■ 고리원전 사고 보고 늦은 건…한수원 “원전대책 발표날 이어서…”
■ 승부조작 늪 빠진 상무 왜?
■ ‘층간소음’ 고민하지 말고 갈등해결사 부르세요
■ 니가 김삿갓이가, 이노마
■ [한-미 FTA 15일 발효] 소리·냄새도 재산권 인정…약값결정 사실상 민영화
■ 고리원전 사고 보고 늦은 건…한수원 “원전대책 발표날 이어서…”
■ 승부조작 늪 빠진 상무 왜?
■ ‘층간소음’ 고민하지 말고 갈등해결사 부르세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