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하루 4시간 격일 근무…시 자활사업 ‘월급 40만원’
사업에 실패하고 빚으로 집을 잃고 가족과도 헤어진 이아무개(47)씨는 서울역 인근인 중구 서소문공원 등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이씨는 지난해 겨울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대한성공회유지재단 노숙인지원단체) 상담원의 안내로 코레일과 서울시가 협력하여 노숙인 자활사업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
이씨 등 서울역사 곳곳에서 노숙생활을 해왔던 노숙인 20명이 28일부터 자신들이 노숙하던 서울역 청소 근무자로 변신한다. 이들은 6개월간 서울역 동·서부 광장 및 역사 내 청소를 맡는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하루 4시간, 격일로 월 15일을 근무하고, 4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서울시가 코레일,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와 함께 노숙인 자립의 핵심요소인 일자리·주거비·소양교육 등을 지원한다. 시는 노숙인들은 자립을 하고 싶어도 고용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일자리를 가질 수 없으며, 설사 일을 가진다고 해도 제대로 된 주거공간이 없어 지속적으로 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자립을 하려면 무엇보다 일자리와 안정된 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선정된 20명에게 6개월간 고시원 등 월 25만원 이내의 월세를 지원하고,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는 이들에게 격주로 인문학 등 소양교육을 실시해 자활의지를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코레일은 6개월간 청소 일을 잘한 노숙인에게는 포터업무 등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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