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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피난민 신세 두꺼비, 또 집 빼앗길라…”

등록 2012-04-15 21:07

지난 12일 오후 두꺼비들의 집단 산란터인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배다골 테마파크’ 연못을 찾은 주민들이 두꺼비 올챙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두꺼비들의 집단 산란터인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배다골 테마파크’ 연못을 찾은 주민들이 두꺼비 올챙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고양 동네연못에 집단산란
주민들, 현장관찰하며 보호
12일 오후 두꺼비들의 집단 산란터인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배다골 테마파크’ 연못에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하루 사이에 올챙이들이 많이 자랐네요. 날마다 얘들 보는 재미로 삽니다.” 연못 가장자리에선 개구리 올챙이보다 조금 더 검은 두꺼비 올챙이들이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고 있었다. 연꽃을 재배하려고 8년 전 3600㎡ 크기로 조성했다는 인공 연못이 두꺼비 산란터가 된 것은, 아파트 택지를 개발하면서 두꺼비들이 알을 낳을 만한 논·습지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양시와 생태전문가들이 지난해 6월 연못을 조사해보니, 멸종위기종 야생동식물 2급인 맹꽁이 말고도 두꺼비, 청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었다.

동네 주민 40여명은 양서·파충류 등의 모니터링 방법을 배운 뒤 2월부터 현장 관찰에 본격 나섰다. 주민 노성경(58·행신동)씨는 “짝짓기 상태의 두꺼비 35쌍과 수컷 70여마리가 지난달 15일 산에서 내려와 연못에 기다란 실타래처럼 생긴 수만개의 알을 낳은 뒤 돌아갔다”며 “31일 알이 올챙이가 되기까지 과정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관찰해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로 등 천적을 피한 올챙이들은 이달 말 새끼 두꺼비가 돼 부모가 다녀간 길을 따라 200m 떨어진 야산으로 돌아간다.

주민들은 이곳 두꺼비 산란터가 사유지라서 개발로 사라질까 우려하며, 지방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보호하는 방안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한동욱 피지에이(PGA)습지생태연구소 소장은 “배다골 연못은 도시에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습지”라며 “두꺼비 집단 산란터는 법적 보호 대상인 만큼 경기도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행신동 21단지 부녀회장 김경숙(50)씨는 “도시에서 보기 드문 두꺼비 산란터라니 생태학습장으로 꾸미면 관광자원으로도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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