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 별관 1층 ‘카페 모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춘천 동원학교 학생 전홍렬(왼쪽 셋째부터)·박은미·오의춘씨가 손님 맞을 준비를 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도교육청 ‘카페 모두’ 열고
지적장애인 3명 바리스타 채용
“맛있는 커피로 행복 나누고파”
지적장애인 3명 바리스타 채용
“맛있는 커피로 행복 나누고파”
“하루 대부분 서 있고 커피를 만들고 잔돈을 계산하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너무나 좋습니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이 행복을 나누고 싶어요.”
강원도교육청 별관 1층 ‘카페 모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지적장애인 전홍렬(24)씨의 말이다. 가수를 꿈꿔왔다는 전씨는 20일 아직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지난 2월28일 카페가 문을 연 이후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이곳에는 하얀 셔츠를 정갈하게 입은 바리스타 3명이 근무한다. 전씨와 함께 일하는 박은미(21)씨와 오의춘(21)씨도 지적장애인이다. 이들도 전씨 못지않게 스팀 노즐로 우유를 데우거나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만들어 카푸치노와 카페라테 등을 능숙하게 만들어낸다.
춘천 동원학교 전공과 학생들인 이들이 바리스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직장체험 프로그램으로 2010년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면서다. 학교에서 교사들하고만 지내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카페에서 일을 시작한 이들의 얼굴에는 한동안 어색하고 걱정하는 표정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여유로움이 얼굴에 묻어난다.
‘카페 모두’는 커피자판기도 없는 건물에서 일하는 교육청 직원들과 문화시설이 부족한 주변 주민들도 이용하고 장애 학생들의 자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장애 학생들을 직원으로 채용했고, 빵·쿠키도 이 지역 특수학교인 춘천 계성학교 장애 학생들이 만든 제품을 구입해 카페에서 판다. 책도 2000여권이 더해져 직원들이 짬을 내서 책도 읽고 빌려갈 수 있는 북카페로 발전했다.
민 교육감은 “이 카페가 장애인에게는 용기를, 비장애인에게는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일깨우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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