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상업경영인연합회(회장 강신환·가운데)가 23일 오후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 홈플러스의 의무휴업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대형마트 첫 의무휴업일
동참요구 거부 ‘정상 영업’
농협 하나로도 ‘반사 이익’
“휴업대상 확대” 비판 일어
동참요구 거부 ‘정상 영업’
농협 하나로도 ‘반사 이익’
“휴업대상 확대” 비판 일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충북·강원지역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이 22일 처음으로 시행됐지만, 휴업 대상에서 빠진 농협 하나로마트에 시민들이 몰리는 등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 홈플러스는 ‘꼼수’를 부려 영업제한 대상에서 빠져나가는 허점도 드러났다.
충북 청주에서는 홈플러스(서문, 율량, 가경점), 롯데마트(용암, 가경점), 이마트(미평점) 등 대형마트(매장면적 3000㎡ 이상) 6곳과 기업형 슈퍼(준대규모 점포·매장면적 3000㎡ 미만) 18곳이 22일 일제히 영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규모 점포인 청주시 방서동 농협하나로클럽과 준대규모 점포인 농협청주하나로클럽 봉명·율량·산남점은 농수산물을 정상 유통시켜 농어민을 보호한다는 명목(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전에 관한 법률)으로 휴업하지 않으면서 이곳으로 손님이 몰렸다. 농협뿐 아니라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청주 인근 청원군의 대형마트·기업형 슈퍼 2곳도 정상 영업하면서 이쪽도 반사 이익을 봤다. 농협청주하나로클럽 본점 관계자는 “평소 일요일에 견줘 매출이 10% 정도 늘었다”며 “다른 대형마트 휴업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원도에서는 춘천 등 7개 자치단체에 입점한 대형마트 12곳 가운데 10곳이 이날 처음으로 휴업했고, 기업형 슈퍼 18곳 가운데 14곳이 의무휴업에 동참했다. 그러나 강릉 홈플러스와 조례 개정을 하지 않은 태백시 이마트 등 대형마트 2곳과 홍천·횡성·영월·평창 등 기업형 슈퍼 4곳은 정상 영업했다.
더욱이 점포를 내면서 ‘대형마트’가 아닌 ‘쇼핑센터’로 등록해 이번 의무휴업 대상에서 제외된 강릉 홈플러스는 지역 상인들과 강릉시가 의무휴업 동참을 거듭 요구했지만 끝내 영업을 강행해 반발을 사고 있다.
강신환 강릉시상업경영인연합회장은 23일 오후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 홈플러스가 몸통은 대형마트지만 서류상 쇼핑센터라는 이유로 의무휴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강릉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24일부터 매일 1인 시위를 시작하고, 5월 초께 대규모 집회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근식 전국상인연합회 대형마트 규제 비상대책위원장도 “강릉 홈플러스와 같은 꼼수를 막기 위해 쇼핑몰과 백화점, 농협 하나로마트까지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혁 오윤주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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