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주말에 재능나눔 자원봉사에 나선 중·고등학생들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1동 골목길 콘크리트 담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양 일산서구 벽화거리 사업
허름한 골목길 생기 불어넣어
허름한 골목길 생기 불어넣어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에요. 마법의 숲을 지나 저쪽 문을 열면 다른 시·공간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주말을 이용해 지난 19~20일 재능나눔 자원봉사에 나선 김수영(13·고양정발중 1)양이 작은 손으로 비좁고 삭막한 골목길 콘크리트 벽에 동화 속 ‘비밀의 화원’을 정성스럽게 그려나갔다. ‘비밀의 화원’ 너머엔 새도시의 고층아파트 숲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시계바늘을 수 십년 전으로 되돌린 듯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1동(본일산)의 100여가구 허름한 주택가 골목길이 꽃과 나비, 동물친구들이 깃드는 따스한 벽화거리로 거듭나 생기를 되찾고 있다. 2008년 ‘일산뉴타운’ 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뒤 점점 쇠락해가는 마을을 보다 못한 일산서구는 지난해 미술동호회, 페인트회사와 함께 벽화거리 조성 공공사업에 나섰다. 반응은 좋았다. 토박이 주민 김명환(47)씨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마을이 벽화거리가 생기고 부터는 걷고 싶은 골목길로 바뀌었다”며 “외부 사람들도 자주 놀러와 그림을 따라 걷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워해 은근히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고양예술고, 예원학교 학생 등 156명의 자원봉사자가 지난 5일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학생들은 ‘민들레 홀씨 날리는 언덕’ ‘동심의 세계’ 등 직접 구상한 다양한 이야기로 242m의 담벼락을 채우고 있다.
지도교사인 이은영(44) 예원학교 강사는 “아마추어 화가와 주부들이 참여한 지난해에는 전통문화를 소재로 하는 그림이 많았는데, 올해는 우주, 바닷속 세상, 동화와 같은 그림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일산1동 벽화거리를 인근 일산전통시장과 연계하고, 덕이동 패션아울렛까지 잇는 ‘벽화누리길’을 만들어 관광명물로 가꿔갈 예정이다.
글·사진 박경만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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