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공무원 15명 정치자금 불법 모금 혐의 입건

경기지방경찰청 2청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정치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로 경기도교육청 이아무개(46·4급) 기획예산담당관 등 교육공무원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장 유아무개씨 등 5명을 정치자금 불법 제공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6·2 지방선거 이전인 2010년 2월 ‘희망교육포럼’이라는 불법 후원단체를 만들어 경기도교육청 공무원 등 160명으로부터 81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치원연합회 유 지회장 등은 회원들로부터 지방선거 전후 특별회비를 걷어 희망교육포럼에 2300만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정진곤 경기도교육감 후보, 안민석 국회의원에게 각 500만원 등 3800만원의 정치자금을 불법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후원금을 받은 사람 가운데 김 지사와 안 의원은 정상적으로 회계 처리해 불입건했으며, 정 교육감 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선거 당시 유치원연합회에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해 3월 수사를 착수했다”며 “지회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희망교육포럼에 후원한 입금전표를 확보, 계좌 추적을 통해 후원금 입금자 160명을 조사해보니 이 가운데 62명이 교육공무원과 교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희망교육포럼을 설립·운영한 이씨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 5, 6급 공무원들을 중간 모집책으로 이용했으며, 후원금 모금은 점조직 형태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유 지회장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상대로 사립 유치원에 유리한 정책과 교사 처우개선 등을 위해 전방위 로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다음달 초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피의자들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경찰수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트려 검찰의 기소 여부가 주목된다. 이 담당관은 “경찰이 회비 10만원 낸 사람까지 희망교육포럼 회원 160명을 모두 불러 1년 넘도록 후원금 수사를 벌였지만 정치자금으로 쓰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김상곤 교육감을 표적으로 한 먼지털이식 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희망교육포럼은 2009년 7월 경기 수원에 사무실을 낸 뒤, 공무원·교사·시민 등 2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만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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