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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경주서 학교폭력에 기숙사 집단탈출

등록 2012-07-03 20:50수정 2012-07-04 08:44

고교 2학년 7명 폭력 못견뎌
90분에 걸쳐 1명씩 빠져나와
“흉기위협·원산폭격 등 당해”
학교는 알고도 무대책 일관
경북 경주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상급생들의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한 고교생 7명이 새벽에 집단으로 학교 기숙사를 뛰쳐나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기숙사를 벗어난 학생들은 ‘상급생들이 성기 부위를 자주 때리는 등 1년가량 괴롭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지난 2일 새벽 5시께 경주의 특성화고교(옛 전문계 고교)인 ㅅ고에서 권아무개(17)군 등 2학년 학생 7명이 “도저히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무더기로 기숙사를 빠져나와 학부모들과 함께 경주경찰서에 신고했다.

학생들은 경찰에서 “이날 새벽 3학년 선배들한테 두 시간 동안 ‘원산폭격’으로 불리는 가혹행위를 당한 뒤 기숙사를 뛰쳐나가기로 결심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선배들이 걸핏하면 때리고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털어놨다. 일부 학생들은 “수시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성기 부위와 배를 맞았으며, 흉기로 목을 위협당할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들은 2학년 같은 반 친구들이고, 가해 학생들도 3학년 같은 반 학생들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선배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이날 새벽 1시간30분에 걸쳐 한명씩 기숙사를 빠져나와, 아침 6시30분께 부모들한테 전화로 이런 내용을 알렸다.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 학교에 찾아가 기숙사 사감 등에게 거세게 항의했지만, 학교 쪽은 “기숙사에서 그런 폭력이 일어난 사실이 없다”며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폭행을 당한 자녀들이 다달이 학교 쪽이 벌인 설문조사에서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지만, 학교 쪽은 묵살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3학년 학생인 ㅊ(18)군과 ㅂ군, 외국에서 온 유학생 등 3명이 주도적으로 이들 2학년 학생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가해 학생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학교 쪽은 이날 오후 뒤늦게 경북도교육청에 이런 사실을 보고했으며, 도교육청은 3일 감사팀을 학교로 보내 진상조사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피해 학생들을 호텔에 따로 머물게 한 가운데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ㅅ고는 2006년 8월 경북도교육청이 특성화고교로 지정했다. 해마다 신입생 90명 가운데 60명을 전국에서 모집하며, 전교생 254명 대부분은 기숙사에서 지낸다.

경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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