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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60년 녹슨 철책 넘어 ‘통일의 시작’ 찍고파”

등록 2012-07-04 19:51

남동환(56)씨
남동환(56)씨
‘고성 비무장지대’ 사진전 연 남동환씨
고향서 30년간 분단현장 기록
본업은 음향 기능직 6급 공무원
“분단국의 국민일뿐…작가라뇨”
“분단된 한반도의 국민, 분단된 강원 고성군의 군민으로서, 하루 빨리 평화통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늘도 셔터를 누릅니다.”

최북단 접경지역인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DMZ) 박물관에서 한국전쟁 62돌을 맞아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0월21일까지 ‘철책의 시작과 끝, 고성’을 주제로 특별사진전을 열고 있는 남동환(56·사진)씨는 3일 분단 현장을 앵글에 담아온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사실 그는 전문 사진작가는 아니다. 고성군에서 20년 넘게 음향기기 작동 업무를 맡아온 기능직 6급 공무원이다. 사진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수백 수천만원짜리 전문가용 명품 카메라를 쓰는 것도 아니다. 아직도 니콘 에프엠2(FM2) 같은 필름카메라를 주로 쓰고, 가끔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인 니콘 디90(D90)으로도 찍는다. 그래서 그는 ‘작가’라는 호칭에 손사래를 친다.

“살고 있는 동네 주변이 온통 철책이고,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는 비무장지대 너머 해금강의 모습을 날씨가 맑은 날이면 볼 수 있어서 틈틈이 찍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부터 30여년간 고향인 고성에서 지내며 고집스럽게 비무장지대의 역사를 담아온 수십만장의 사진은, 그를 ‘작가’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이번에 내놓은 사진들은 때론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고, 때론 분단을 뛰어넘는 새로운 화합과 평화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군사적 대치공간인 비무장지대가 분단의 끝이자 통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하나의 기록을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철책 너머로 푸르게 펼쳐져 있는 해금강,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로 유명한 자연호수 감호, 통일전망대에서 북에 두고 온 고향 땅을 그리는 실향민들, 눈 쌓인 철책에 갖힌 산양, 철책 앞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군장병, 철망에 갖힌 바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파독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여성이 2009년 세계한민족축전에 참가해 비무장지대 통문 앞에서 찍은 ‘분단의 후예’라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남 작가는 “동쪽 강원도 고성 동호리부터 서쪽 경기도 임진강 하구까지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른 1292개의 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생긴 지 60여년이 흘렀다”며 “이중삼중으로 녹슨 철책이 가로막고 있는 비무장지대의 아픔을 꾸준히 기록으로 남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성/글·사진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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