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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기숙사 폭력학생, 수사뒤에도 협박

등록 2012-07-04 20:56수정 2012-07-04 21:37

미니홈피에 “더 병신 만들어 줄게”
“학교쪽 폭력 대물림 알면서도 방치”
경북 경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는 가운데,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여러 차례 교사 등에게 호소했으나 학교 쪽은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가해 학생들은 인터넷에다 ‘인생 조심해라’, ‘더 병신 만들어줄게’라는 협박성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경찰서는 4일 “학교로부터 몇 달 동안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설문지를 받아 확인한 결과, 학교폭력을 호소하는 내용의 설문 결과가 많았다”며 “이 학교 기숙사에서는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선후배 사이에 학교폭력이 대물림돼왔지만, 학교 쪽이 알면서도 이를 안이하게 대처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학년생 7명이 기숙사를 탈출한 지난 2일 학교를 방문한 학부모들은 지난 3~5월 매달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설문지를 열람했고, 학교폭력 해결을 요구하는 내용이 상당수였다고 전했다. 학부모 ㄱ(37)씨는 “설문지에는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이 이뤄진다. 하지만 말하면 뭐하냐. 어차피 묵살인데’라는 표현도 있었다”며, “하지만 학교 쪽은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은 없다’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ㅎ(17)군은 지난해 7월 기숙사 사감에게 학교폭력 사실을 알렸지만, 그날 저녁 가해 학생들의 폭행이 더 심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ㅊ군 등 가해 학생 5명을 폭력 및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가해 학생들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았으며, 상당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수사가 시작된 3일에도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그렇게 하면 우리가 무서워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후배님 이럴 줄 알았나’, ‘더 병신 만들어줄게 기대해라’, ‘인생 조심해라’처럼 협박하는 내용을 띄웠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가해 학생들이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무거운 처벌을 요구했다.

수사 경찰관은 “가해 학생들이 사악하다기보다는 학교폭력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나 경각심이 없는 것 같았다”며 “결국 교육 당국의 방치가 이번 사건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쪽은 “기숙사 사감이 3일 사표를 냈으며, 학교 쪽에서는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며 “모든 것은 5일 열릴 예정인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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