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팔당 두물머리 4대강 공사현장(한강살리기 1공구 두물지구)에서 이주를 거부한 농민들이 공사업체 굴착기 앞에 앉아 공사를 가로막고 있다.양평/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시공업체 공사 강행…농민들과 몸싸움
공대위 “중재 움직임 있는데 왜 서두르나”
공대위 “중재 움직임 있는데 왜 서두르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4대강 사업지 공사를 위해 18일까지 지장물을 자진 철거할 것을 ‘최후통첩’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국토청과 시공업체가 굴착기 등 중장비 2대를 동원해 두물지구 공사에 나서 저지하는 농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종일 대치했다.
서울국토청과 ‘농지보전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공대위) 등의 말을 종합하면, 시공사인 코오롱건설과 하청업체인 기연건설 직원 1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6시께 유기농지 바로 옆 신양수대교 교각 아래 두물지구 사업지에 자전거도로를 내기 위해 300m가량 정지작업을 진행했다. 농민과 팔당공대위 회원 10여명은 오전 8시께부터 중장비를 가로막고 시공사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코오롱건설은 업무방해 혐의로 농민들을 양평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
서울국토청 관계자는 “오늘 공사한 구역은 지난달 12일 법원의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서 승소한 구간으로,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경작지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서울국토청은 10월말까지 두물지구에 1~1.5m 높이로 흙을 쌓아 폭 7m, 길이 800m 규모의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만들 예정이다.
이에 대해 팔당공대위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고 정치권의 중재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시급하지 않은 공사를 위해 습지를 파헤쳐 성토를 하면 나중에 복원하기가 어려워 공사를 막았다”고 말했다.
한편, 두물머리에 대한 강제철거가 임박하면서 저지를 위한 시민사회의 연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물머리 농민들은 18일 오후 7시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용산참사 유가족,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두물머리 강제철거 저지를 위한 ‘유기농 집회’를 열 예정이다. 용산참사의 한 유가족은 “국가권력에 의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점에서 두물머리나 용산, 강정마을, 쌍용차가 모두 비슷한 처지”라며 “국가폭력을 용인하지 말고 뭉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오후 3시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한 뒤 농민·생협조합원 등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캠프의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두물머리 강제철거 방침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했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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