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농민 등 50여명과 대치
내달초 지장물 강제철거 예고
내달초 지장물 강제철거 예고
정부가 17일에 이어 18일에도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의 4대강 사업 공사를 강행해, 이를 저지하는 팔당 농민, 생협 조합원, 천주교 성직자와 신도, 시민 등 50여명과 이틀째 대치를 벌였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두물머리 유기농민들이 18일까지 지장물을 자진 철거하지 않음에 따라, 다음달 초 강제철거를 개시한다는 내용의 ‘행정대집행 영장’을 19일 농민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서울지방국토청과 양평군 공무원, 시공사, 용역업체 직원 등 30여명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불도저,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앞세워 전날에 이어 4대강 한강 1공구 사업 대상지인 신양수대교 교각 부근 공사를 시도했다.
특히 오전 9시30분께는 양서면 지역의 10여개 보수성향 단체 회원 40여명이 공사현장을 방문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1시간가량 맞불집회를 벌였다. 4대강 사업 찬성 단체인 한강지키기운동본부(대표 손기용)는 19일부터 한달간 공사 현장에 집회신고를 내 공사를 저지하는 농민들과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두물머리 공사장 주변에는 재향군인회와 해병전우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양서지역개발위원회 등 보수성향 단체들의 4대강 공사를 찬성한다는 펼침막이 수십장 내걸렸다.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국토청과 양평군이 공사 강행을 위해 지역 주민과 10여개 보수성향 단체 회원들에게 4대강 찬성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는 증거들이 있다”며 “정부가 행정대집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4대강 찬반 주민 갈등’으로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국토청과 양평군 관계자는 “찬성 집회는 양서면 주민단체들이 모여 스스로 결정한 사안으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서울국토청이 공사를 추진하는 두물머리 구역은 갈대와 부들 등 수생식물들이 자생하는 북한강변 습지로, 서울국토청은 이곳에 1~1.5m 높이로 흙을 쌓아 너비 7m, 길이 800m 규모의 자전거도로를 낼 예정이다. 서울국토청은 또 883일째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해온 두물머리 미사터에 준공기념 시설물과 스토리텔링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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