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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구 연탄공장 주변 마을 ‘검은 공해’로 시름

등록 2012-08-29 17:50

29일 오후 2시 대구 동구 안심동 대구연료산업단지 안의 한 연탄공장 앞.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서너명의 직원들이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연탄을 한 곳에 쌓아두고 있었다. 연탄 수요가 별로 없는 여름철이라 그리 바빠보이지는 않았지만, 몇몇 직원들은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연탄가루가 날리는 것이 맨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곧 목이 따가워졌다. 한 직원은 “그나마 여름이니까 이 정도지, 겨울이면 더 심하다”고 말했다. 연탄공장을 둘러싼 높이 2m가량 외벽에는 ‘지역주민에게 공해를 주지 말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연탄공장 주변 도로는 분진으로 뒤덮혀 회색빛을 띄고 있었다. 곳곳이 움푹 패여 있었고, 물 웅덩이에는 검은색 물이 고여 있었다. 여름철이라 도로에는 연탄을 실은 트럭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주변 시멘트 공장을 오가는 레미콘과 덤프트럭들이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도로를 돌아다나며 물을 뿌리는 차량도 눈에 띄었다.

정문을 통해 연료산업단지를 빠져나오자 10여개 상가와 주택이 모여 있었다. 불과 연탄공장과는 100m도 되지 않는 거리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해왔다는 김순곤(68)씨는 “연탄공장에서는 물론이고 연탄을 실은 트럭이 오갈 때마다 겨울철 방을 닦으면 걸레가 까맣게 변할 정도였다”며 “지금은 연탄 공장이 6개에서 3개로 줄어들어 그나마 덜하지만, 10년 전만해도 연탄가루가 시도때도 없이 날아들어 장사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연료산업단지 정문 근처에서 4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연탄공장에서 일했던 이웃 주민 중 한명이 20년 전에 진폐증으로 세상을 뜬 적이 있었다”며 “연탄공장과 시멘트공장에서 날아드는 분진과 소음으로 밖에 빨래를 널기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연료산업단지 정문에서 북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300m가량 올라가자 낡은 단층 주택이 수십채 드문드문 들어서 있었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현두환(81)씨는 “5년 전만 하더라도 검은 가루가 풀풀 날리는 등 상황은 더 심각했다”며 “나도 3년 전쯤부터 폐가 좋지 않아 병원을 다니고 있다. 1970년만 하더라도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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