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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난치병 어린이들 돕고자 11년째 방방곡곡”

등록 2012-09-13 20:14수정 2012-09-13 20:17

 지난해 9월, 포항시내 중앙상가에서 거리공연 직후 함께 한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왼쪽 뒷편부터 김호철·정기대·장진홍·리더 권성호·박현남·박준현·김종호씨, 강원도 춘천에 사는 노영혁 교사만 빠졌다.
지난해 9월, 포항시내 중앙상가에서 거리공연 직후 함께 한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왼쪽 뒷편부터 김호철·정기대·장진홍·리더 권성호·박현남·박준현·김종호씨, 강원도 춘천에 사는 노영혁 교사만 빠졌다.
포항 아마추어 공연봉사단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2001년 사회 친구 8명 뜻모아 결성
첫 공연 성공 ‘오타반점 아이’ 완치
529회 동안 1억 모아 44명 치료 지원

“낯선 이름의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경북 포항지역에서 11년동안 길거리 공연을 펼쳐온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의 권성호(45·포항시청 직원) 회장은 “몸이 아파 힘들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하루빨리 병마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은 2001년 3월, 권씨가 성당이나 학원에서 사회활동을 하면서 만난 회원 7명으로 결성했다. 리더 보컬을 맡은 권씨 외에 박현남(43·식당운영)·정기대(43·개인택배)·김철(42·학원운영)·박준현(42·병원 근무)·김종호(44·자영업)·노영혁(33·교사) 그리고 홍일점인 장진홍(31·프리랜스) 씨 등 모두가 평범한 시민들이다.

이들은 모임 결성 직후 얼굴에 반점이 생기는 오타반점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당시 다섯살 난 혜진이를 돕기 위해 첫 공연을 했다. 혜진이는 엄마가 세차장이나 파출부 일을 하며 끼니조차 걱정해야 하는 한부모 가정이다.

“고물상에서 수집한 중고 장비를 설치해놓고, 잘 하지도 못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실 지나가는 행인들이 음악소리보다는 우리 모습을 불쌍하게 여겼을 겁니다.”

그런데 초라한 모습으로 4시간 동안 공연을 마친 뒤 모금함을 열어본 회원들은 깜짝 놀랐다. 자그만치 160만원이 모였던 것이다.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 덕분에 다들 큰 용기와 힘을 얻었죠.”

그렇게 해서 혜진이한테 2년여동안 2200여만원을 도와줄 수 있었고, 혜진이는 17차례 수술 끝에 그토록 자신을 괴롭혔던 오타반점을 완치할 수 있었다.

이들은 포항에서 첫 공연 이후 경북 울진·경주, 경남 마산, 부산, 제주도, 강원도 등 전국을 다니며 11년동안 529차례나 거리공연을 했다. 모금함에는 1억30만원이 쌓였고, 안구망막, 백혈병, 골육종, 소아암, 패혈증, 안구진탕 등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 44명에게 치료비를 지원했다.

권 회장은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포항의 민서, 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온 제주도의 정훈이…, 저마다 애틋한 사정이 내내 잊혀져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은 22일 오후 5시, 포항시 연일읍 자명리에서 530회차 거리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보다는 그동안 모금에 참여해 주신 150여명의 후원자들을 모시고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다.

(054)270-2934.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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