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차례 태풍 엎친데 덮쳐
‘산바’ 피해만 논·밭 1만7천여㏊
추석 앞둬 농산물값 들썩일 듯
‘산바’ 피해만 논·밭 1만7천여㏊
추석 앞둬 농산물값 들썩일 듯
제16호 태풍 ‘산바’는 지나갔지만 농어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대형 태풍이 세 차례 연이어 닥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작물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 임곡1리 정아무개(62)씨는 18일 태풍이 쓸고 간 사과 과수원 2만여㎡를 바라보며 기력을 잃었다. 정씨는 “수확을 앞둔 사과 95%가 땅에 떨어졌다. 앞으로 어떻게 헤쳐갈지 캄캄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백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마을 주민 94가구는, 사과농사만 바라보며 사는 정씨와 똑같은 형편에 놓였다. 영주시는 “부석면에 피해가 집중돼 사과 과수원 450㏊ 중 300㏊ 이상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시 문산읍 옥산리의 맛대로농장 주인 정영조(57)씨는 “태풍 3개가 휩쓸고 가면서 수확을 앞둔 배가 80% 이상 떨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들판은 지난달부터 세 차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번 태풍에 농경지 320㏊ 가운데 200㏊가 물에 잠겨버리자 농민들은 ‘올해 농사는 기대할 것이 없다’며 복구 의욕마저 놓아버렸다. 농민 채성원(52)씨는 “올해처럼 태풍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건 평생 처음”이라며 막막해했다.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농작물 재배지가 1만7000㏊ 넘게 피해를 입었다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집계했다. 농식품부는 “논작물 8610㏊, 밭작물 7061㏊, 과수 2090㏊ 등 총 1만7761㏊의 농작물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가 12㏊에 이르고, 비닐하우스 31개동(2.27㏊)이 파손됐다.
추석을 열흘 남짓 앞둔 때여서 농산물 값은 더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농수산물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도매가로 거래된 배추 값은 1㎏ 중품 기준 1240원으로 일주일 전 1080원보다 200원 가까이 올랐다. 무 값(1㎏ 중품 도매가)도 800원으로 하루 전 700원에서 치솟았다. 과일 값도 높다. 사과 홍로 15㎏ 중품이 5만4200원으로 1년 전 4만4600원보다 1만원 가까이 올랐고, 배 신고 15㎏ 중품도 5만원으로 1년 전 3만4050원보다 1만6000원 올랐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단감도 주요 산지인 경남 밀양·창원지역 피해가 심각해 가격 인상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창원 광주/구대선 최상원 안관옥 기자, 최현준 기자
sunny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LG ‘회장님폰’의 승부수…“스마트폰 판 뒤집겠다”
■ 19세기 고전 ‘소돔의 120일’이 음란물?
■ ‘조건만남’ 아저씨들은 제가 미성년자인거 알아요
■ “얼음없는 여름 북극 4년안에 볼수도”
■ 일본과 전쟁불사론까지…호전화하는 ‘중국굴기’
■ KBS·MBC ‘박근혜 감싸기’ 나섰나
■ [화보]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 LG ‘회장님폰’의 승부수…“스마트폰 판 뒤집겠다”
■ 19세기 고전 ‘소돔의 120일’이 음란물?
■ ‘조건만남’ 아저씨들은 제가 미성년자인거 알아요
■ “얼음없는 여름 북극 4년안에 볼수도”
■ 일본과 전쟁불사론까지…호전화하는 ‘중국굴기’
■ KBS·MBC ‘박근혜 감싸기’ 나섰나
■ [화보]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