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에 1만5천명 서명부 전달
“양쪽 한발씩 양보해 실시를” 촉구
급식비 20% 부담 자처한 중재안도
“양쪽 한발씩 양보해 실시를” 촉구
급식비 20% 부담 자처한 중재안도
강원도 춘천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교육경비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학부모들이 무상급식 실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춘천시학부모연합회는 지난달 중순부터 한달 동안 지역내 57개 초·중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춘천 무상급식 실시와 교육경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명을 벌여 1만5000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최근 춘천시와 강원도교육청 등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학부모단체가 나선 이유는 무상급식 실시를 요구하는 도교육청과 거부하는 춘천시가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1년이 다 되도록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춘천지역 학생들만 무상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춘천시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무상급식과 교육경비 보조금까지 지원하지 않기로 해 지역 초·중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각자의 입장을 고집하고 있는 춘천시와 도교육청에 한발씩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춘천시에는 “교육경비는 무상급식과 분명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교육경비를 볼모로 잡지 말고 하루빨리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원도교육청에도 강원도와 도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용으로 부담하기로 한 80%를 우선 지원하고, 나머지 20%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중재안을 제안했다. 강원도교육청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전면 무상급식 원칙에서 벗어나지만 춘천지역 학부모들의 급식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남궁만 춘천시학부모연합회장은 “도교육청과 강원도가 이미 확보된 80%만 먼저 집행할 경우 행정·법률적 어려움이 있고, 다른 17개 시·군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무상급식의 취지가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인 만큼 동참하지 않고 있는 춘천시에만 문제가 있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교육경비 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 교육경비를 즉각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춘천시가 무상급식에 동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춘천지역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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