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군기지 터에 볼거리 전시키로
시 “중 민항기 사건 연상 관광효과”
시민들 “막연한 발상에 예산 낭비”
시 “중 민항기 사건 연상 관광효과”
시민들 “막연한 발상에 예산 낭비”
강원도 춘천시가 옛 미군기지 터인 캠프페이지에 수십억원을 주고 영국제 민간항공기를 사들여 전시하기로 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춘천시는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영국에서 만든 제트기인 트라이던트 기종을 영국 등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1983년 5월5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을 출발한 여객기가 중국인 6명에게 납치돼 춘천 캠프페이지에 불시착한 사건의 중국 국적 비행기가 트라이던트 기종이기 때문이다.
춘천시는 당시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이 북방외교의 출발점이자 9년 뒤 이뤄진 한-중 수교의 주춧돌이 된 사건이라고 보고, 중국 민항기 불시착 30주년이 되는 내년 5월5일 이전에 캠프페이지 물탱크 인근 공원에 트라이던트 기종을 전시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해당 기종이 마오쩌둥(모택동) 전용기로 사용되는 등 중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춘천을 홍보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비행기 조종석에 모의조종장치를 설치해 입장료를 받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중국 관광객 유치 등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미 오래전에 단종이 돼 박물관이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이 비행기의 가격만 3억~4억원에 이르고 국내 반입을 위해 분해·조립하려면 모두 12억~15억원이 든다. 또 춘천시가 수입하려는 비행기는 캠프페이지에 불시착했던 비행기와 기종만 같은 뿐 중국과 관련이 없다.
시민들은 무상급식 분담금을 부담하지 않겠다던 춘천시가 실효성이 의심되는 사업에 거액을 투입하는 것은 예산을 잘못 쓰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춘천시가 부담해야 할 초등학생 무상급식 분담금은 연간 16억9000만원이다.
황찬중 춘천시의원은 “캠프페이지 부지 활용에 대한 종합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12억원이란 막대한 돈을 들여 비행기를 전시하면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건 너무 막연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 등에 자문을 받아보니 중국인들은 자기들과 연관된 지역이나 유적을 찾는다고 한다”며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춘천과 중국을 연결하는 상징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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