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자식사랑

70대 노인, 장애 손자와 목매
평소 딸의 고생 안타까워해

70대 할아버지와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10대 외손자가 함께 목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2시께 포천시 영북면의 한 주택 창고에서 김아무개(72)씨와 뇌병변장애 1급인 외손자 ㅇ(12)군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먼저 간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중증장애로 혼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ㅇ군을 태어날 때부터 보살펴왔다. 같은 포천에 사는 ㅇ군의 어머니는 주말마다 교회를 가기 때문에 아이를 친정집에 자주 맡겼고, 주중에는 김씨가 ㅇ군의 집에 자주 머물러왔다. 사건 당일에도 교회를 가느라 아이를 아버지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의 딸이 장애가 있는 외손자를 돌보느라 고생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신변을 비관한 김씨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포천/박경만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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