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초·중·고 학생 16%가 비만
읍·면 비만율이 시보다 2%p 높아
“열악한 환경에 균형잡힌 식사 못해”
읍·면 비만율이 시보다 2%p 높아
“열악한 환경에 균형잡힌 식사 못해”
도시보다 농어촌지역 학생의 비만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의 열악한 교육환경이 학생 비만율까지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강원도교육청이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2011년 현재 도내 633개 초·중·고교 학생 20만8021명 가운데 15.9%(3만2937명)가 비만 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16.6%)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2008년(9.4%)보다는 6.5%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비만 학생 가운데 읍·면으로 구성된 군 단위 10개 지역의 학생 비만율은 17.3%로, 시 단위 7개(양양군 포함) 지역 학생의 비만율 15.4%보다 1.9%p 높았다. 시·군별로는 영월과 고성지역 학생들이 18.5%로 비만율이 가장 높았고, 홍천 18.2%, 양구 18.1% 차례였다.
반면 강원도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원주는 14.5%로 비만율이 가장 낮았다. 또 강릉(15.3%)과 춘천(15.9%) 등 도시지역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낮았다.
전국적으로도 농어촌지역이 많은 제주지역 학생들이 17.6%로 가장 비만율이 높았으며, 충북(16.6%)과 충남(16.4%), 강원(15.9%) 등 차례로 비만율이 높았다. 대전(13.1%)과 서울(14.3%) 등 도시 지역은 비만 학생 비율이 낮았다.
농어촌 학생의 비만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는 결손가정이 늘면서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등 상대적으로 어른들의 돌봄을 덜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활동이 적어서가 아니라 도시 지역 학생들처럼 비싼 저지방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에 쉽게 노출되고 몸매 가꾸기에 시간과 돈을 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혜숙 한림성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상위 계층은 날씬하고, 하위 계층은 비만인 경향이 나타났다. 시골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하고 고당질 음식에 치중한 것이 비만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박옥남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는 “농촌지역 학생 비만율이 높은 것은 결손가정이 늘어나는 등 환경이 도시보다 열악해 아이들의 건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만 원인을 조사해 균형 잡힌 학교급식을 실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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