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재벌 수도권 경쟁적 진출에 생존위 기중소아웃렛, 문화 옷 입고 반격

신세계·롯데 등 유통재벌의 잇단 진출로 생존위기에 내몰린 수도권 서북부지역 중소 아웃렛들이 자구책으로 상가 일대를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가꾸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패션아웃렛에서 열린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공공미술프리즘 제공

신세계·롯데·현대 등 잇단 개점
매출 줄며 10여년 터 내줄 판
공연장·문화공연·거리축제 등
예술 활용한 상가활성화 모색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유통재벌들이 수도권 서북부지역에 경쟁적으로 진출하면서 10여년 동안 터를 닦아온 이 지역 중소 아웃렛 상인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2일 각 지자체와 업체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파주지역에 신세계와 롯데 아웃렛이 들어선 뒤 고양시 덕이동 패션아웃렛과 김포시 장기동 아웃렛, 파주시 중소 아웃렛 등 400여개 점포의 매출이 30%가량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대백화점은 내년 김포시 고촌동 경인아라뱃길 물류단지에 연면적 17만여㎡ 규모의 아웃렛을 짓기로 해 수도권 서북부지역 중소상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몰락 위기에 내몰린 중소 아웃렛들은 현대백화점의 김포 입점을 막아달라는 탄원서를 최근 청와대와 중소기업청, 공정거래위원회, 경기도, 김포시 등에 냈다. 또 아웃렛단지 일대를 패션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꾸미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정배 김포 장기동 아웃렛연합회장은 “입만 열면 글로벌을 외치는 재벌들이 중소상인의 고유영역인 재고의류 판매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한심스럽다. 파주의 대기업 아웃렛 때문에 매출이 26%나 줄었는데, 서울 진출입 길목인 고촌동에 대형 아웃렛이 생기면 장기동의 100여개 중소 아웃렛은 초토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01년부터 210여개 상점이 모여 자생적으로 형성된 고양 덕이동아웃렛은 지난해부터 상설 공연장을 만들어 주말 문화공연과 패션거리문화축제 등을 열어 쇼핑객과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고양시와 덕이동아웃렛은 나아가 사회적기업인 공공미술프리즘 등과 손잡고 상가 일대를 수도권 서북부의 새로운 창의예술지구로 가꾸는 ‘덕이온 문화예술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덕이온 창의예술지구에는 문화예술단체와 인디밴드, 공예교실 등 20여개 팀이 둥지를 틀 예정이다. 고양시는 1차로 올해 시·도 예산 2억5000만원을 들여 200㎡ 규모의 시민창작센터와 벽화, 조형물 등을 조성중이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