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경기 양평지방공사 정아무개(55) 전 사장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3일 오전 6시께 아파트 1층 화단에 정씨가 숨져 있는 것을 정씨의 부인이 발견했다. 양평지방공사는 양평군이 160억원을 출자해 2008년 7월 설립한 지방공기업이다.
경찰은 이 아파트 2층에 사는 정 전 사장이 투신했을 때 쓴 것으로 보이는 발판과 신발이 아파트 9층 창문 앞에서 발견됐으며, 유서는 남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씨의 부인은 “지난달 초 직위해제된 남편이 검찰 조사를 받으며 ‘힘들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정씨는 충북 옥천영동축협 납품 문제와 관련해 양평지방공사가 자신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으로 이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청주지검 영동지청의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옥천영동축협은 양평지방공사에 47억원가량의 축산물을 납품했다며 대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양평지방공사는 납품받은 사실이 없다며 옥천영동축협과 정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지난달엔, 양평지방공사로부터 농축산물 250억원어치를 납품받아 13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로 구속된 유통업체 대표 배아무개(50)씨의 사기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정씨가 검찰 조사에 대한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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