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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37년 묻혔던 진실’ 함박눈 땅 위로
장남 “역사 바로잡는게 아버님 뜻”

등록 2012-12-05 20:30수정 2012-12-06 10:14

장준하 선생 사인 규명에 필요한 유골 정밀 감식을 위한 개묘 행사가 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공원에서 열려, 법의학 전문가 등이 장 선생의 관을 열고 유골을 수습하는 작업을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지켜보고 있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장준하 선생 사인 규명에 필요한 유골 정밀 감식을 위한 개묘 행사가 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공원에서 열려, 법의학 전문가 등이 장 선생의 관을 열고 유골을 수습하는 작업을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지켜보고 있다. 파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현장 l 장준하 선생 무덤 다시 열린 날
조사위, 200명 앞 2시간 개묘작업
3주간 정밀감식…25일께 안장 예정
결과는 이르면 2달 뒤 발표될 듯
“밤하늘을 밝히는 별이 되어, 민주주의의 꽃이 되어 돌아오십시오.”

함박눈이 펑펑 내린 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장준하공원에서 ‘장준하 선생 암살의혹규명 국민대책위원회’ 회원이 나무상자 3개에 담긴 장 선생의 유골을 향해 간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유골 정밀 감식과 사인 규명을 위한 이날 개묘 작업은 장 선생의 아들인 장호권·호성씨, 장준하 선생 사인 규명 공동조사위원회의 이부영·유광언 공동위원장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2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개묘에 앞서 추도기도회에서 국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인 안충석 신부는 “지금 우리는 일제강점기의 지도자요 이 나라 민주화의 거목이신 장준하 선생의 무덤을 열고 37년간 땅속에 묻혀진 진실과 당신이 바라시던 이 나라를 다시 부활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민대책위 회원들이 삽으로 40~50㎝ 깊이로 흙을 파낸 뒤 목관을 열자 수의로 감싼 선생의 유골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드러난 두개골은 오른쪽 귀 뒷부분이 6㎝ 크기 원형으로 함몰된 상태였으며, 함몰된 부분 주위에 10~15㎝가량 금이 가 있었다.

진상조사단 감정단장을 맡은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의 주도로 수습된 유골은 가로 60×세로 30×높이 40㎝ 크기 나무상자에 담겨 봉인된 뒤, 장 선생의 뜻을 따르는 ‘청년등불’ 대원들의 품에 안긴 채 공원을 떠났다. 유골은 비공개된 법의학 검사실에서 3주가량 정밀감식을 한 뒤 이달 25일께 다시 묘소에 안장될 예정이다. 감식 결과는 이르면 두 달 뒤 발표된다고 국민대책위는 밝혔다.

백찬홍 국민대책위 홍보위원장은 “지난 8월 유골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이 공기에 노출돼 훼손이 우려됨에 따라 서둘러 개묘하게 됐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가능한 모든 과학적, 의학적 검사를 해서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장준하기념사업회와 유족들은 8월1일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원형으로 골절된 두개골을 발견하고 정부에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는 “아버님께 정말 죄송하다. 국가권력이 저지른 잘못을 명확히 밝혀내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아버님의 뜻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광복군 대위 출신인 장준하 선생은 만주군 중위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는 등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1975년 8월17일 경기도 포천시 약사봉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부는 실족 추락사로 발표했으나 장비도 없이 절벽으로 하산한 점, 머리 말고는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 등 때문에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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