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5억 들인 ‘약사천·공지천 사업’
소양강서 물 11만9000t 끌어와야
시민단체 “물만 흐르는 조경하천”
소양강서 물 11만9000t 끌어와야
시민단체 “물만 흐르는 조경하천”
‘춘천판 청계천 사업’으로 불리는 강원도 춘천시의 약사·공지천 생태하천이 복원되면 소양강 물을 끌어오는 데만 해마다 전기료 18억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낭비는 물론 온실가스를 배출해 생산하는 전기를 대규모로 소비해 생태하천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춘천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사업비 496억원을 들여 약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시기에 착공한 공지천 복원사업도 249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마무리된다. 약사천 복원사업은 정부의 ‘청계천-20 프로젝트’에 선정돼 시작됐다.
그러나 약사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면 하루 3만3000t의 물을 소양강에서 끌어와야 하는데 연간 5억원의 전기료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공사가 마무리되는 공지천에도 하루 8만6000t의 물이 필요해, 이를 끌어오는 데 연간 13억원의 전기료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돼 춘천시가 부담해야 할 연간 전기료는 최대 18억원에 이른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약사·공지천의 유수량이 부족해 청계천처럼 물을 인공적으로 끌어와야 한다면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물만 흐르는 조경하천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화석연료 등을 태워 생산한 전기를 수십억원어치씩 쓰면서 물을 끌어와 흘려보내는 하천은 생태하천이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춘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최근 몇년간 수백억원의 국비가 투입됐지만 절대 ‘생태’라는 말을 붙일 수 없다. 실효성이 의심되는 하천 정비사업에 지금까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것도 문제지만, 전기요금과 유지보수비 등 앞으로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찬중 춘천시의원도 “수백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 매년 전기료 등 수십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사업이 춘천시민을 위해 과연 효용성이 있는지 꼼꼼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 쪽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줄이고 유지용수 공급을 늘려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다 보니 유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소양강 물을 끌어오는 건 불가피하다. 갈수기 기준으로 유입량을 계산할 때 최대 18억원이 든다는 것이고, 하천 자체 유수량과 장마 기간을 고려하면 전기료가 훨씬 줄어든다”고 해명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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