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 청소년들, 성금 마련
“우리의 작은 도움으로 북한 어린이들이 한때나마 굶주림을 벗어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경기 고양·파주지역 청소년들이 꾸린 봉사단체 ‘고양·파주 나누미’ 회원들이 17일 파주시 조리읍 마을 회의실에서 북한 어린이돕기에 써달라며 돼지저금통 70여개를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맡겼다.(사진)
고양나누미 회장 김동국(17·일산동고 2년)군은 “굶주린 북한 아이들을 도우려고 회원들이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 성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나누미 회원 대부분은 1991년 창립된 봉사단체 파주사랑시민회 회원 자녀들이다. 파주사랑시민회(회장 김인숙) 회원들은 다달이 장애인시설, 양로원, 고아원,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의 집을 찾아가 일손 돕기, 청소, 빨래, 음식 장만 등을 20년째 해오고 있다. 방학 때는 중증장애인 시설 ‘주보라의 집’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장과 눈썰매장, 온천욕 등 세상 나들이를 함께 한다.
부모를 따라 봉사활동을 하던 자녀들은 2003년 독자적 모임을 꾸렸다. 2년 전부턴 해마다 네 차례 각자 모은 돼지저금통을 북한 영·유아 돕기 성금으로 내놓고, 먹을거리 장터나 굶기 체험 행사를 열어 수익금을 모두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기탁해왔다.
재단 쪽은 성금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보내, 북한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함북 온성군의 영·유아들에게 빵과 두유를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북한이 어려울 때 내민 작은 도움의 손길이 앞으로 남북 관계개선과 경협을 이어갈 수 있는 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누미 청소년들의 멘토 구실을 해온 이현덕 고양 원당중 교감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엔 사단법인 코리아나누미를 창설해 더 체계적인 대북 지원사업과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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