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상모동 표정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에는 19일 저녁 추운 날씨에도 동네 주민 등 500여명이 생가 앞 주차장에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생가보존회 쪽에서 설치한 대형 빔프로젝터와 스크린을 통해 밤늦게까지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밤 10시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리고 폭죽이 터졌다. 박 전 대통령 생가 어귀 추모관 옆에 마련된 방명록은 “여성 대통령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는 등의 축하글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생가를 지키는 생가보존회 전병억(74) 이사장은 “치열한 접전을 펼쳐 걱정했는데, 박 후보가 당선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오후 6시 방송 3사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에서 박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자,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겼다”, “박근혜”를 외쳤다. 일부는 흥에 겨워 빨간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장갑을 낀 채 풍물놀이를 벌였다. 주민들은 밤이 깊어지면서 기온이 더 떨어지자 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놓은 채 삼삼오오 막걸리를 마시며 새벽까지 자리를 지켰다. 방송에서 박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구미문화원 풍물단 회원 16명은 북·꽹과리 등을 치며 흥을 돋웠다.
박 후보가 국회의원을 지냈을 때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의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 사무실에서도 이날 밤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박 후보는 지난 4월 총선 때 지역구를 이 의원한테 넘겨주고 자신은 비례대표로 옮겼으며, 그동안 지역구에 올 때마다 이용해온 아파트는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태어난 대구 중구 삼덕동1가 생가는 현재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군 시절 대구에서 근무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씨가 신혼 직후 셋방살이를 하던 곳이다.
구미/김일우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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