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세노인에 ‘무상주택’ 준다

춘천 100세대 시범사업 ‘첫 사례’
9월안 협약…2016년 완공 예정
원주·강릉 등으로 확대 계획도

강원도가 집 없는 가난한 노인들에게 작은 아파트를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영세 무주택 노인들에게 임대보증금 없이 아파트를 무상공급하는 ‘따스안(安)’ 아파트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최문순 강원지사가 “노인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을 제공하자”는 뜻으로 제안했다. 서울시가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단지를 건립해 임대보증금 등을 저렴하게 공급한 적은 있지만, 자치단체의 무상아파트 공급은 처음이다. 무상급식이 보편적 복지로 자리잡은 데 이어, 영세 노인들을 위한 강원형 ‘무상아파트’ 시도도 뿌리를 내릴지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도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춘천시 우두동 우두택지에 건설 예정인 26~36㎡(8~11평) 규모의 국민임대아파트 4동 가운데 1동(100세대)을 노인전용 아파트로 건립한 뒤 65살 이상 영세 무주택 노인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춘천 우두택지 국민임대아파트는 내년부터 공사를 벌여 2016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도는 1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세대당 임대보증금 850만~1300만원 정도씩을 지원해 영세 무주택 노인들이 목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세대별 임대보증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

입주가구는 임대료와 관리비(전기세 등 별도) 등 월 15만원 안팎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입주자격과 관련한 세부 기준은 춘천시와 협의를 거쳐 정할 계획이다.

‘따스안’ 아파트는 노인형 아파트로 만들어진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도 보행 보조기구나 휠체어 등을 이용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고, 현관과 욕실에 접이식 보조의자가 설치되는 등 노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설계된다.

도는 춘천시에서 벌일 시범사업이 성과를 거두는 것을 보고 원주시와 강릉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일단 춘천 우두택지 안 시범사업은 도비만 편성할 계획이지만, 앞으로 시군과 협의를 거쳐 사업비를 절반씩 부담해 무상아파트 공급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는 도내 65살 이상 무주택 노인이 8000여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400여명(30%)가량이 춘천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순하 강원도 건설방재국 주무관은 “올 9월 안에 공동사업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춘천시 등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년에는 예산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형 무상주거 정착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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