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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주민을 춤추게 하는 ‘산천어축제’

등록 2013-01-22 20:11수정 2013-01-24 08:21

해마다 ‘대박’ 비결은
방문객 150만명 육박 작년 웃돌듯
자원봉사·거리조성 등 주민 앞장
지역상품권 등으로 995억 경제효과
예년보다 훨씬 호된 맹추위가 몰아친 올겨울에도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은 연일 열기를 내뿜고 있다. 개장 보름 만인 지난 20일 방문객이 100만명을 돌파했고, 폐막하는 27일까진 지난해 방문객 148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구 2만5000여명이 사는 작은 군의 작은 축제가 국내외에 이름난 축제로 우뚝 선 추세를, 한파도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22만명이 찾았던 10년 전 첫해와 달라진 것은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표정이다. 당시엔 주민들도 시큰둥했지만 지금은 딴판이다. 탐방객들은 산천어 잡는 재미도 크지만, 지역 주민들의 응대도 좀 다른 것 같다고 한다. 올해도 화천군 시민사회단체 36곳의 회원 3190명이 자원봉사자 등으로 참여한다. 중국 동포로 화천군 다문화가족 모임 회장인 박철매(39·여)씨는 “얼음낚시 등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먹을거리 식당도 시민사회단체들이 책임지고 운영한다. 수익이 생기면 김장 나누기와 연탄 봉사, 장학금 등으로 다시 지역에 돌려준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먼 길을 온 방문객들을 거리로 끌어내는 데도 주민들이 함께한다. 2010년 축제 때부터 화천읍 중심가에 선등거리를 꾸몄다. 낮에 얼음낚시를 즐긴 이들이 저녁에도 읍내에서 토착음식을 먹고 지역 특산물을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내거는 산천어 모양의 등은 지역 노인들이 손수 만든 것이다. 노인들은 소일도 하며 용돈도 쥐게 되니 반갑다. 선등거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임재훈(45)씨는 “축제 기간엔 손님이 20~30% 늘어난다”며 웃었다.

바가지는 없고 볼거리·즐길거리는 풍성한 축제로 소문나면서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재방문율은 2007년 28.3%에서 지난해 68.7%로 훌쩍 뛰었다. 전에 왔다가 또 들렀다는 이가 열에 일곱꼴인 셈이다. 허기주(35·경기도 용인시)씨는 “이른 아침 나왔는데도 아이들이 물고기 잡이를 너무나 좋아한다. 내년에도 꼭 다시 한번 찾고 싶다”고 말했다.

산천어축제는 화천군이 ‘지역상품권’이란 아이디어를 처음 등장시킨 지역축제로 잘 알려져 있다. 관광객에게 얼음낚시 입장료를 받는 대신, 그 금액만큼 지역상품권을 준다. 관광객은 프로그램을 공짜로 이용하고, 입장료만큼의 금액은 주민들의 주머니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 효과가 화천읍 주변에만 머물자, 이번에는 지역 농특산물 교환권, 화천사랑 상품권을 내놨다. 화천군 어느 가게에서도 쓸 수 있는 상품권이다. 처음엔 못마땅한 눈길을 보냈던 간동면·사내면 주민들도 지난해 축제장에 납품한 농특산물이 7억1600만원어치나 팔리자 이제는 축제를 반긴다.

강원발전연구원은 방문객이 1인당 평균 6만5000원을 쓰고,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995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화천군의 올 한해 예산이 2120억원인 점에 견주면 경제적 효과는 엄청난 규모다. 김병철 강원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천어 얼음낚시라는 킬러 콘텐츠(인기 행사) 개발에서 더 나아가 민과 관이 축제를 함께 준비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라고 진단했다.

화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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