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는 6분만에…삼성전자는 25시간뒤 신고
화성 불산누출 의혹 증폭
유독물질인 불산(불화수소산) 누출 사고에 삼성전자㈜가 대처한 모습은, 삼성전자에 태블릿피시·노트북용 액정화면을 납품하는 충북 청주의 중소기업 ㈜지디가 보인 대응과는 너무나 달랐다.
지디는 지난 15일 밤 9시53분께 불산 누출 사고가 나자 6분 뒤 소방서를 통해 충북도에 이런 사실을 알렸으며, 도는 6분 뒤 행정안전부에 통보했다. 사고 뒤 흘러나온 불산 용액(불산 농도 8%) 1500ℓ와 저장탱크에 남아 있던 1000ℓ는 모두 수거해 폐기했으며, 밤 10시27분께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과 함께 외부 누출을 차단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작업하던 주아무개(28)씨 등 노동자 2명은 모두 규정된 내산복(안전복)을 입고 있었으며, 사고 수습 뒤 내산복을 벗는 과정에서 불산 용액이 눈가로 튀어 주씨만 가볍게 다쳤다. 지난해 9월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이 급속히 퍼지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내기는 했지만, 소방서 신고는 사고가 발생한 지 단 3분 만에 이뤄졌다.
청주 중소업체 지디 쪽이 행정 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한 조처는, 공장 밖으로 불산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도 한몫했다. 지디는 사고 지점인 장비실 밖 3개 지점에서 다음날 오전까지 시간대별로 10차례 불산 농도를 측정해 모두 0.00ppm이 나온 것을 확인함으로써, 불산 외부 누출 우려를 씻어냈다. 지디는 삼성전자에 노트북과 태블릿 피시(PC)용 액정화면을 납품하는 연매출 850억원에 노동자 450여명인 중소기업이다.
이에 견주면 ‘초일류기업’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불산 사고 뒷처리는 납품업체인 중소기업만도 못한 삼류 수준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누출 사고가 난 지 하루가 지나 작업자 중 1명이 숨진 뒤에야 경기도에 통보했다. 삼성전자 쪽은 “누출량은 극히 소량이며, 인명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신고할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6분 만에 당국에 보고하고 30분 만에 소방대원이 투입돼 조처를 한 중소 납품업체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안영석 충북도 환경정책과장은 “지디 쪽이 안전수칙을 일부 지키지 않은 점은 개선해야 하지만, 빠른 사고 전파와 초동 조처로 피해를 줄인 부분은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고 말했다.
청주 화성/오윤주 김기성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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