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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특정 위원이 최종출제 주도
답안지 안보고 채점하기도

등록 2013-03-04 21:24

충남교육청 ‘장학사 비리’ 뒷북 감사

출제·관리·채점 모두 부정투성이
교육청 관계자가 점수 지시도
1명 수사의뢰·7명 징계처분키로
지난해 충남도교육청의 장학사 선발시험이 문제 출제부터 관리, 채점에 이르기까지 부정투성이였던 것으로 자체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시작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감사 결과를 발표해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도교육청이 4일 발표한 ‘24기 교육전문직 공개전형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7월 시험을 앞두고 논술 문제를 고르면서 특정 출제위원이 최종 문제 선정을 주도하는가 하면 논술 채점위원들은 실제 답안지를 보지도 않고 점수를 주기까지 했다. 또 출제위원들이 합숙 장소를 수십차례 이탈하고 술까지 마시는 등 전반적인 시험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지난 1월 하순에서야 감사에 들어갔다.

이번 경찰 수사로 문제가 드러난 시험 출제 과정을 보면, 논술 출제위원 7명이 각각 6문제씩을 내고 이 가운데 6개 문항을 골라야 하는 규정 자체가 무시됐다. 이들은 출제위원들이 낸 6개 문항을 파일로 제출받아 한꺼번에 출력한 뒤 공동 토의를 명분 삼아 특정 출제위원이 최종 시험문제의 결정을 주도하도록 했다. 특히 출제위원장이 만들어야 할 문항 6개를 다른 위원이 대신 만들어줘 특정 문항이 그대로 시험문제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논술 출제위원들은 10일간 합숙하는 동안 26차례, 면접 출제위원은 합숙 4일 동안 9차례 외출했다. 이들은 식사를 이유로 합숙 장소를 벗어났며, 술을 마신 횟수도 4차례에 이른다. 출제위원 인적사항과 합숙 장소가 사전에 노출되고, 합숙 장소에 대한 감시요원은 아예 배치되지도 않았다.

채점 과정도 엉망이었다. 논술 채점위원 7명이 초등·중등 답안지를 모두 채점하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채점위원장 지시에 의해 초등 답안지는 초등위원 3명이, 중등 답안은 중등위원 3~4명이 각각 나눠 채점했다. 이 과정에서 채점위원들은 자신들이 보지 않은 답안에는 점수를 임의대로 부여해 채점표를 작성했다. 또 도교육청 업무 관계자가 논술 출제위원을 미리 접촉해 특정 응시자 10여명의 점수를 높거나 낮게 주도록 한 정황도 확인됐다.

유재호 도교육청 감사관은 “논술 출제위원장은 형사고발, 채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도교육청 전문직 1명은 수사의뢰하고, 시험 관리자와 출제위원 7명에 대해서도 모두 징계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부는 성명을 내어 “김종성 교육감은 교육자적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하루빨리 백배사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교육감 퇴진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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