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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형사고 구미…“굿 좀 합시다”

등록 2013-03-07 16:48수정 2013-03-07 17:00

구미, ‘사고 도시’ 오명 뒤집어쓰나
불산·염소가스 등 최근 6개월 동안 폭발·누출 사고 4건 발생
이른바 티케이(TK)라 불리며, 한국 사회 권력 지형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는 경상북도와 대구시에는 ‘고담 대구’라는 오명이 따라다닌다. ‘고담’은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악과 부패가 지배하는 가상의 도시 이름이다. 구약성서 창세기 편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를 조합해 만든 말이다. ‘고담 대구’는 가수 신해철이 진행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 해의 ‘엽기 사건’을 정리했는데, 사건 대부분이 대구에서 일어난 것을 지적하며 누리꾼들이 하사한(?) 별명이다. 당시 신해철은 “또 대구야!”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요새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고담 대구’ 못지 않은 또 다른 도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다. 최근 6개월 동안 각종 유해물질의 폭발·누출 사건이 4건이나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구미국가산업단지 안에서 벌어진 불산 누출사고에 이어 지난 2일과 5일, 불산용액과 염소가스 등 유해 물질의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여기에 7일에는 구미시 외곽에 있는 한 석유판매 회사의 중유탱크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1991년에 벌어진 유명한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도 구미산업단지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유해물질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 발생한 구미 단수 사건도 건국이래 최대 단수 사건으로 꼽힐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당시 구미 광역취수장 물막이보가 붕괴하면서 구미·칠곡 주민 17만명이 5일 동안 단수 피해를 입었다. 국회와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을 원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중인데 소송액만 170여억원에 이른다.

이렇듯 국민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각종 사고들이 구미에서 잇달아 발생하자, 누리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신을 구미시 시민이라고 밝힌 트위터 이용자 lalaxxx는 “구미에서 자꾸 뭐가 누출되고 터지고, 갑자기 사건이 막 늘어난다. 어서 구미를 떠야겠다”며 불안한 심경을 밝혔다. kasxxx는 “구미, 굿 좀 지냅시다. 도대체 요새 사건이 끊이질 않아?”라고 맞장구를 쳤다. xx19xxx는 “요새 대구 구미 축제에요? 리얼버라이어티가 따로 없네?”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유독 화학물질 사고 대책 마련” 지시가 나온 뒤 바로 사건이 터지자 정부를 질책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indxxx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책지시) 말이 무섭게 최근 유독가스 유출로 고통받은 구미에서 또다시 대규모 유류저장소 폭발. 지금 구미 지역에 필요한 것은 박정희 신격화가 아니라 주민들 안위부터 챙기라는 계시(?)인 것”이라며 꼬집었다. baemanxxx는 “구미가 요즘 이상하다. 인재니 안전 불감증이니 하는데, 그건 다 알고 있는 일이고, 확실한 대책을 내 놓아야지. 점쟁이 마냥 지나간 일만 잘알고, 대책은 두루뭉술 뜬구름 잡는식 공자님 말씀이나 하니 또 어디서 ‘펑’ 할지”라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좀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박정희식 개발독재를 지적하는 글도 있다. ecoxxx는 “‘사고사회’ 한국을 대표하는 ‘사고도시’ 구미. 군사적 성장주의를 추구한 박정희 개발독재의 결과 한국은 ‘사고사회’가 되었고, 박정희의 탄생지로서 박정희 개발독재의 시혜를 듬뿍 받은 결과 구미는 ‘사고도시’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고담 대구’ 오명을 쓰고 있는 대구에서는 6일 저녁 고교생이 또 투신했다. 1년 4개월 동안 13명의 학생이 목숨을 끊었다. 학생은 “이 나라 입시제도가 싫다”는 유서를 남겼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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