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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뒤엔 똑바로 했어야지” 구미시민 부글부글

등록 2013-03-08 19:44수정 2013-03-08 22:22

사흘전 염소누출된 구미케미칼
문 굳게 닫히고 인적은 드물어
잇따른 유독물질 유출에 분노
구미시장 사과 “전담부서 설치”
8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주민들은 최근 구미에서 잇따라 유해물질 누출 사고 등이 터지자 ‘착잡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행정당국의 부실한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구미국가산업4단지에 인접한 이 마을은 지난해 9월27일 ㈜휴브글로벌 구미공장에서 유독물질인 불산(불화수소산) 누출 사고가 터져 주민 250여명이 석달 동안 마을을 떠나 대피생활을 하는 피해를 겪었다.

당시 구미시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올해 1~2월 구미지역 유해물질 취급업체 136곳을 죄다 점검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달 들어 2일 ㈜엘지실트론 구미2공장의 불산·초산·질산 혼합 유독물 누출, 5일 ㈜구미케미칼의 염소가스 누출에 이어 7일 한국광유㈜ 구미저유소의 기름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봉산리 노인회관에서 만난 이소분(77) 할머니는 “그때 그렇게 큰 피해를 입었으면 이후로는 똑바로 관리했어야지.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라고 큰소리치더니만 이게 도대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과연 누가 날마다 사고 나는 곳에서 나온 농작물을 사갈지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할머니 곁에 있던 다른 할머니들도 어두운 표정으로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되려는지” 하고 혀를 차며 자리를 떴다.

사흘 전 염소가스가 누출됐던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1단지의 구미케미칼 공장 마당은 을씨년스러웠다. 작업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가끔 지나던 사람들은 공장 안을 힐끔 들여다보고는 이내 걸음을 옮겼다. 이 회사 박영산(52) 대표이사는 “사고를 낸 죄인인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이렇게 문제가 커질 줄은 몰랐다. 송풍기가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작업을 시작해야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인근 공장 노동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옆 공장 노동자 김아무개(59)씨는 “사고 때 시큼한 냄새가 났고 직원들이 모두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혹시 몰라 병원 검진도 받았다. 왜 자꾸 이런 일이 구미에서 터지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또다른 공장 노동자 허아무개(31)씨는 “사고로 직원들이 대피하고 공장을 청소한다고 이틀 조업을 하지 못했다. 옆 공장 염산 작업장을 보며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 바로 옆에서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잇따른 유독물질 누출 사고 등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구미시에 유독물 취급업체 점검·관리를 전담하는 환경안전과를 신설하고 유해화학물질 측정 장비·차량을 보강하겠다. 정부에 대구지방환경청 구미출장소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구미/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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