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북산면 조교리 ‘육지 속 섬’
면사무소 1시간반 거리 큰 불편
주민들이 기금 모아 운행하기로
면사무소 1시간반 거리 큰 불편
주민들이 기금 모아 운행하기로
“댐 수몰 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버스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마을 전체가 잔치 분위기입니다.”
황해원(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조교2리) 이장은 26일 마을버스 운행 사실을 전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춘천시 북산면 조교리는 1973년 소양댐 건설 이후 ‘육지 속의 섬’으로 불렸다. 댐 건설로 주민들이 주로 드나들던 길이 물속에 잠겼기 때문이다. 조교리 주민들이 전입신고 등을 위해 직선거리 9㎞에 불과한 북산면사무소에 가려면 홍천군과 양구군을 돌고 돌아 65㎞를 차로 1시간30분 정도 달려야 한다. 이 때문에 조교리는 행정구역은 춘천이지만, 생활권은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홍천군 두촌면에 더 가깝다.
59세대 103명이 농업 등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조교리 주민들은 그동안 병원이나 학교, 생필품 구입 등을 위해 두촌면에 가려 해도 농어촌버스가 들어오지 않다 보니 다른 주민의 차를 얻어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춘천시는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홍천군의 협조를 얻어 시내버스 운행을 시도했지만, 노선 연계의 어려움과 예산지원 규모 등에서 의견이 모이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댐 주변 지역에 지원된 기금 등을 모아 11인승 승합차를 구입해 마을에서 두촌면 버스터미널까지 마을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대신 춘천시에서 운전사 인건비와 기름값 등으로 한해 3500만원 정도를 지원받는다. 다음달 중순께 주민들이 신청한 승합차가 도착하면 주민들은 마을버스 운임인 1000원만 내면 하루 두번 정도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탈 수 있게 된다.
이태순 춘천시 교통행정 담당은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생기면 두촌면으로 통학하는 학생과 농산물을 팔러 가는 농민 등 교통약자의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