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밖의 혁신 사례들
적자를 감당하더라도 취약층 공공의료의 질을 높이려 한걸음 더 차별화를 시도하는 지역의료원들이 전국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시립병원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388억원이지만, 서울의료원은 지난 1월 ‘환자안심병원’을 열어 180병상을 대상으로 간호·간병 서비스를 24시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인천의료원도 무료로 간병인을 지원하는 보호자 없는 병실이 반응이 좋아 대상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충남 공주의료원은 인공관절 시술 사업으로 이름나 있다. 인공관절 시술은 농어촌 노인들이 장기간 노동으로 무릎 연골이 상해 제대로 걷지 못하기 때문에 인공관절을 넣어주는 것이다. 공주의료원은 2005년부터 권순행 진료부장(정형외과 전문의)이 혼자서 인공관절 시술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해에만 시술 건수가 560여건에 이른다. 민간병원보다 진료비가 싸고 시술 효과도 좋다고 소문나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 충북 청주의료원은 1999년 3월 한의원을 개원하면서 양·한방 협진체제를 갖췄다. 전국 의료원 가운데 처음이다. 평균 50명 안팎이 한방 진료를 받고 있다.
강원도 속초·영월·삼척의료원은 의료안전망 유지 차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와 산부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이 없다며 민간병원들이 기피하는 진료과목들이다. 부산의료원은 2001년 연산동에서 거제동으로 이전하면서 시설을 대폭 늘리고 장비를 현대화하고 부산대 의대와 협력하고 있다. 2001년엔 적자가 70억원을 넘었으나 2011년, 2012년엔 각각 32억원, 34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남 강진의료원은 2011년 9월부터 24시간 분만실을 운영하고 있다. 강진군에 산부인과가 한 곳도 없기 때문에 한해 2억~3억원의 적자를 감수하고 분만실을 개설했다. 이 의료원에서 탄생한 아이는 모두 127명이다. 김미희(47·강진군)씨는 “간단한 검사를 받으러 자동차로 40분 이상 도시 병원까지 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번거롭다. 안심하고 강진의료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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