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임기 1년 군수 뽑는 선거
도의원 2명 사퇴하고 출마
군 예비비 32%나 선거비로
군민들 ‘이상한 선거’에 분통
도의원 2명 사퇴하고 출마
군 예비비 32%나 선거비로
군민들 ‘이상한 선거’에 분통
4·24 재보궐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 가평군에선 군민들이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보궐선거’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비리로 낙마한 이진용 전 군수의 1년짜리 잔여 임기를 채울 군수가 되겠다고 경기도의원 2명 전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새로 수억원을 들여 선거를 치르게 된 탓이다.
17일 가평군과 가평군선거관리위원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가평군은 지난 2월 가평군수와 광역의원 2명의 재보궐선거 비용으로 9억640만원을 가평군선관위에 냈다. 이는 인구 6만1000명인 가평군의 올해 예비비(28억1830만원)의 32%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선거 뒤 각 후보의 득표율을 따져 비용을 정산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가평군의 유권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아무개(37)씨는 “정치인들이 말로는 군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57)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곧바로 내년 선거운동에 매진할 텐데 군정을 제대로 수행이나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가평군의 한 공무원은 “안 해도 될 선거로 민심이 갈라지고 금전적 손해까지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군수는 골재채취업자에게 4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1월 군수직을 잃었다. 가평군은 2007년에도 전임 양재수 군수가 비리로 임기 중에 물러나 보궐선거를 치른 바 있다.
총선 출마 등을 위해 지방의회 의원들이 중도에 사퇴하는 현상에 대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는 경기도에서만 도의원 10여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에 사퇴한 바 있다. 이상성 경기도의원(진보정의당·고양)은 “1년짜리 군수에 당선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인정상 한 번 더 뽑아줄 것으로 생각하고 너나없이 도의원직을 내던진 것 같다. 미국처럼 기초나 광역의회에서 경험을 쌓아 단체장이나 국회의원까지 무리 없이 연결되도록 선거 일정을 맞추면 지방의원이 다른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 도중 사퇴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군수 선거는 민주통합당 김봉현(41) 후보와 도의원직을 사퇴한 김성기(56)·박창석(56) 후보, 육도수(54) 전 경기도의원, 정진구(57) 전 군의장 등 5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무소속이고, 이들 가운데 3명은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지 않자 탈당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2명을 선출하는 도의원 후보는 선거구마다 2명씩 모두 4명이 등록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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