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투병과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던 아버지가 쌍둥이 두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났다.
24일 아침 8시20분께 대구 서구 중리동 ㅊ아파트에서 김아무개(44·인테리어업)가 쌍둥이 아들(8·초2) 둘과 함께 쓰러져 있는 것을 김씨의 어머니 최아무개(61)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김씨와 두 아들은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모두 숨졌다.
문이 닫힌 안방에서는 김시와 두 아들이 쓰러져 있었고, 연탄을 피운 흔적이 있는 화덕이 발견됐다. 작은방에서는 김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놓여져 있었다. 유서에는 부모님에게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과 ‘아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김씨의 어머니 최씨는 경찰에서 “아침 7시50분께 손자들의 등교 때문에 집에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집에 들러보니 아들과 손자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아내 임아무개(41)씨와 함께 두 아들을 데리고 이 아파트에서 살았다. 하지만 아내 임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대구 ㄴ병원에 입원했고, 이때부터 매달 100만~150만원가량의 입원비·치료비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씨는 말과 거동을 하지 못하는 아내의 간병을 하느라, 인테리어업까지 제대로 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졌다. 근처 대구 달서구 본리동에 사는 김씨의 어머니가 자주 집을 찾아와 청소나 빨래를 해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평소 김씨가 경제적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는 유족들의 진술과 사건 당시 현관문이 잠겨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김씨가 처지를 비관해 두 아들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아베 “‘독도는 일본 땅’ 국제사회에 침투시켜라”
■ 통신비 아끼려…‘유심 단독개통’ 급증
■ 은밀하게 삽질하는 우리는 ‘게릴라 가드닝’
■ ‘절친’ 추신수·이대호 메이저리그에서 만날까?
■ [화보] 그래도 아이는 태어난다
■ 아베 “‘독도는 일본 땅’ 국제사회에 침투시켜라”
■ 통신비 아끼려…‘유심 단독개통’ 급증
■ 은밀하게 삽질하는 우리는 ‘게릴라 가드닝’
■ ‘절친’ 추신수·이대호 메이저리그에서 만날까?
■ [화보] 그래도 아이는 태어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