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작은학교들 통폐합 피하려
체험·외국어·산골유학 운영 성공
정부 통폐합 방침에 ‘유쾌한 반란’
체험·외국어·산골유학 운영 성공
정부 통폐합 방침에 ‘유쾌한 반란’
폐교 위기에 몰렸던 강원지역 작은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산골 유학, 체험, 외국어 교육 등 특성화를 내세운 작은 학교의 유쾌한 반란은 학생·학부모 모두를 웃게 하고 있다.
2년 전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 송화초로 유학 온 6학년 김다빈(12)양은 요즘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 김양은 “학생 수가 적어 좋다. 친구는 물론 다른 학년 언니·동생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고, 집도 가까워 신나게 놀 수 있다”고 말했다. 송화초가 있는 사북면의 인구는 2500명 남짓하다. 인구가 줄면서 학생 수는 2008년 15명까지 줄었다. 자연 폐교 얘기가 나왔다. 학교는 고민 끝에 수도권 도시에서 학생을 받는 산골 유학을 해법으로 내놨다. 적중했다. 전체 학생은 39명으로 불었고, 21명이 수도권에서 왔다. 홈스테이 비용을 빼면 각종 체험학습과 급식비 등은 무상이다.
춘천 김유정문학촌 인근 금병초는 체험으로 2010년 53명이던 전교생을 올해 137명까지 불렸다. 김유정문학촌장이자 소설가인 전상국 선생을 일주일에 2~3차례 초청해 학생들과 김유정 소설 감상 체험을 하고 있다. 체험 뒤 학생들은 개인문집을 내기도 한다. 농사 체험과 홀몸노인 돌보기 체험 등을 통해 인성도 키운다.
외국어 특화 교육으로 살아난 학교도 있다. 강릉 주문초 삼덕분교는 지난해 학생 5명 중 2명이 졸업하면서 올해 3명만 남게 될 처지였지만 오히려 28명으로 늘었다. 지역 대학과 업무 협약으로 외국인 교수 3명이 영어를 가르치고, 방과후에는 중국인 강사가 중국어를 강의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강릉시내에서 21명이 유학했다. 학교 옆에 텃밭(660㎡)까지 일궈 주말이면 가족도 학교를 찾는다.
강릉 송양초도 외국어 교육으로 2006년 20명이던 전교생이 111명으로 불었다. 지역동문들의 도움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원어민 강사를 채용했다. 2010년부터 뉴질랜드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해 겨울방학 내내 뉴질랜드에서 홈스테이를 한다. 5월에는 뉴질랜드 학생들이 학교를 찾는다. 학부모 김월미(42)씨는 “학생 수가 적어 교사들이 학생들의 능력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학생들도 즐겁게 학교를 다니다 보니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통폐합 방침에 맞서 작은 학교의 특성화 교육을 장려하고 있는 강원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활성화 정책도 한몫했다.
최승룡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강원지역 680개교 가운데 55.4%가 정부의 통폐합 대상이었다. 하지만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통폐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고, 올해부턴 강원도와 함께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사업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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