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북한 찬양 글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영화감독 심승보(52)씨가 29일 법정에서 “국가보안법이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검찰쪽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한정훈)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심 감독의 변호인은 “북한을 반국가 단체라고 보는 검찰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게시물을 올린) 행위는 인정하더라도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다음 재판에서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이날 법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천정배 전 법무장관, 이재정 전 통일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분들과 연락은 되느냐. 다음 공판에서 피고인은 증인 신청을 다시 해달라”고 답했다.
심 감독은 앞서 지난 14일 재판부에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한 상태다. 그는 신청서에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문구에 명확성이 없다. 이는 죄형법정주의,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1일 심 감독이 ‘민족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이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북한의 군사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찬양하는 내용의 글을 50여 차례 게시한 혐의가 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심 감독이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등 15개 이적 문건과 이적 음원 26곡을 컴퓨터에 보관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 감독은 2007년 영화 ‘두사부일체 3’에서 감독과 1990년 영화 ‘남부군’에서 조연출을 각각 맡았으며 2010년 말 이 카페에 가입한 뒤 2011년 말부터 운영을 맡아왔다.
의정부/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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