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58)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목사
‘교회개혁 실천’ 정성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
담임목사 신임투표제 등 규약
교회 커지자 14곳으로 분가시켜
“종교인이라면 무소유 삶 살아야”
담임목사 신임투표제 등 규약
교회 커지자 14곳으로 분가시켜
“종교인이라면 무소유 삶 살아야”
“하나님의 뜻을 빙자해 자신의 왕국을 만들려는 것은 죄입니다. 하나님도 세상도 모두 원하지 않습니다.”
일부 대형교회의 사재 축적과 세습, 무한확장 등을 두고 정성진(58·사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목사는 10일 단호하게 비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이 교회는 5만여 한국 교회 가운데 개혁적 깃발을 내걸고 성장한 대형교회로 손꼽힌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합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담임목사 신임투표제를 시행한 것도 저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9일 신임투표에서 신자 97.4%(참석자 4820명 가운데 4696명 찬성)의 재신임을 받아 마지막 6년 임기를 시작한 그는 ‘개혁 교회’의 정신을 이을 후임자가 선정되면 정년을 기다리지 않고 언제든 물러날 생각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1997년 고양시에서 개척할 당시부터 ‘상식이 통하는 교회’, ‘한국 교회의 개혁 모델’ 등을 내걸었다. ‘당회장 6년 시무 뒤 신임투표’(과반수 지지), ‘시무장로 임기 6년 단임제’, ‘원로목사제 폐지’, ‘담임목사 65살 은퇴’ 등 개혁적인 교회규약을 만들어 실천해왔다. 10가정으로 시작한 교회는 10여년 만에 신자 1만4000명의 고양지역 최대 규모 교회로 성장했다.
“법정 스님만 무소유를 실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버려야 해요. 나를 버려야 나뿐만 아니라 나라가 살고, 가정이 살고, 교회가 삽니다.” 그는 공무원 출신인 부인(56)이 번 돈으로 마련한 아파트도 교회에 헌납하고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정 목사는 교회 대형화를 경계하며 나눔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자 14곳으로 분가해 몸집을 줄이고, 교단에 관계없이 작은 교회 70곳을 형제교회로 삼아 인적·물적 지원을 하는 데 앞장서왔다. 이 교회는 10여년 전부터 북한에 양로원과 고아원, 농장, 공장 등을 세우는 등 북 동포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회 재정을 공개하고 수입의 절반을 교회 바깥을 위해 쓴다’는 것이 그와 이 교회가 정한 원칙이다.
정 목사는 서울장로회신학대를 나와 충북 음성 폐광촌에서 전도사로서 목회를 시작했다. 그는 개혁적 교회의 목사·신자들의 모임인 미래목회포럼의 이사장을 맡는 등 교회 개혁에 힘쓰고 있다.
그는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대표, 사단법인 고양평화누리와 행복한 미래교육 포럼 이사장 등을 맡는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민주화·인권운동가로 활동한 고영근 목사의 제자인 그는 “모두 남들이 안 하려는 것, 돈 안 되고 어려운 자리를 맡다 보니” 무려 40여 단체의 이사장이나 이사 명함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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