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찜갈비골목’에서 첫발
“고객 사랑 이웃에 나눠야”
“고객 사랑 이웃에 나눠야”
대구에서 ‘착한골목’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게 한 곳이 다달이 매출액 일부를 기부하기로 약속하는 ‘착한가게’는 많지만, 상가 먹거리 골목에 모여 있는 가게 수십 곳이 함께 기부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명물 먹거리 골목으로 유명세를 탄 만큼, 매출액 일부를 어려운 이웃에게 다시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11일 오후 대구 중구 종로 맛집골목에서는 최병헌 종로 맛집골목 상가번영회 회장과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장, 윤순영 중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네번째 착한골목 가입식이 열렸다. 맛집골목은 착한골목에 가입하면서 앞으로 31곳의 가게들이 중구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다달이 3만원씩 각각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게 된다. 이 골목은 2011년 초부터 삼겹살과 통닭, 막창, 붕장어 등을 파는 가게가 모여 활성화되기 시작한 먹거리 골목이다.
최병헌 맛집골목 상가번영회장은 “종로 맛집골목이 최근 대구에서 젊은 세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다른 가게 주인들과 함께 이웃을 위해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착한골목 바람이 분 것은 지난 4월부터다. 1970년대부터 형성돼 마늘과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내는 찜갈비로 유명해진 중구 동인동 찜갈비골목에 있는 12곳의 가게가 4월11일 첫번째 착한골목으로 탄생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가게마다 다달이 3만원씩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5월7일에는 남구 안지랑 곱창골목이 두번째로 착한골목에 가입했다. 이곳에선 무려 50곳의 가게가 다달이 3만원씩 기부하기로 했다. 1970년대부터 형성된 안지랑 곱창골목은 양념곱창을 연탄불에 구워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14일에는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에 있는 가게 32곳이 세번째 착한골목에 합류해 마찬가지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달이 3만원씩 내놓기로 했다. 1970년대부터 유명세를 탄 닭똥집 골목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는 곳이다.
김찬희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 주임은 “올해부터 착한가게를 넘어 착한골목 켐페인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참여하는 가게가 많을 줄 몰랐다. 대구 사람이 겉은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듯 보여도 정과 의리가 있어 이웃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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