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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호랑이 나타나 저고리만 벗겨간다고 ‘저고리골’이래요

등록 2013-06-24 21:00

양구군 마을이름 유래 찾기
용마가 울부짖어 ‘왕두골’ 등
“스토리텔링식 관광상품 구상”
강원 양구군의 관문인 ‘진구라니 마을’은 무슨 뜻일까? 이호성 양구읍 이리 이장은 “옛부터 마을 바닥에 진흙이 많아 비만 오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땅이 질척질척했다. 그래서 지역 사투리로 진흙구덩이란 뜻의 ‘진구라니’로 불리다 진흙 ‘니’자를 써서 ‘이리’가 됐다”고 말했다.

양구군이 이처럼 그동안 뜻도 모른 채 관행적으로 불리고 있는 마을 이름의 숨은 유래 찾기에 나섰다. 올해 첫 시범사업으로 등산로 주변 주요 골짜기부터 이름의 유래를 찾아 특색 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이를 소개하고 반응이 좋으면 점차 확대할 참이다.

양구군이 그동안 마을 노인회장 등을 통해 기초조사를 해보니, 양구읍 웅진리의 저고리골은 ‘호랑이가 나타나 저고리만 벗겨 갔다’는 옛이야기가 있어 저고리골로 불린다. 학조리의 왕두골은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는 왕이 될 아이가 태어나자 부모와 마을 주민들이 역모로 몰릴까봐 죽여 땅에 묻었더니 사흘 만에 용마가 나타나 울부짓다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양구읍 석현리에는 골을 따라 올라가는 바람이 강하다고 해서 ‘바람부릿골’로 불리는 골짜기가 있고, 동면 후곡리에는 산이 깊고 나무가 많아 해가 나지 않으면 침침하고 어둡다고 해서 ‘흐릿골’이란 골짜기도 있다.

이밖에 양구읍 웅진리에는 그 지역에 호랑이 굴이 있고, 그 일대가 돌로 덮여 있어 ‘범에골’과 ‘석장골’이란 이름이 각각 붙었다. 또 동면 팔랑리에는 넓은 바위가 있고 장씨 일가가 산다는 뜻을 가진 ‘너래안골’과 ‘장개골’이란 골짜기가 있다.

정재관 양구읍 웅진리 이장은 “저고리골 등 예부터 내려온 이름을 지금도 쓰고 있지만 정작 그 유래에 대해선 모르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마을 이름의 유래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용 양구군청 생태산림과장은 “그동안의 관광이 박물관 등 전시성 관광상품 위주였다면, 지역주민들의 삶을 바탕으로 수수께끼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식 관광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조사를 마치는 대로 주요 골짜리에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는 표지판 등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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