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역 급정거 승객 찰과상, 서울지하철공사 “원인 조사중”
서울지하철공사가 노후차량 교체를 위해 지난 6월 새로 들여온 전동차가 고장을 일으켜 운행을 중지하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지난 22일 오전 8시26분께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구의역 방향으로 출발하던 새 전동차(2126열차)가 역사를 채 빠져나가기 전에 급정거해 승객들이 떠밀려 넘어지고 일부는 찰과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출근길에 이같은 사고를 당하자 승객들은 지하철공사 홈페이지에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임태순씨는 “어머니가 매일 8시20~25분 사이에 건대입구역에서 전동차를 타는데 22일을 포함해 급정거 사고가 세번이나 됐다”며 “안내방송도 없어 승객들이 더욱 분노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권성숙씨는 “안 넘어지려고 몸에 힘을 주다 뒤로 세게 넘어지는 바람에 너무 아파 물리치료를 받았다”며 진료비 청구 여부를 물었다.
승객들의 항의가 폭주하자 지하철공사는 “24일까지 새 전동차 운행을 중지하고 신호장치 제작업체와 원인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글을 띄웠다. 또한 부상을 입은 승객들이 진단서를 가져오면 치료비를 물어주기로 했다.
지하철 공사는 30년 이상 된 2호선 노후차량을 교체하면서 새 전동차 54량을 도입하기로 하고, 그 중 30량을 우선 도입해 지난달 첫 운행을 시작했다. 새 전동차는 가변전압 가변주파수 시스템(VVVF)이라고 불리는 새 자동제어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는 레일에 깔려있는 신호장치와 전동차에 붙어있는 신호기 사이의 연락 이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새 전동차는 7월 4일 첫 운행을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급정거를 일으키는 등 시스템불안을 나타냈다. 지난 10일엔 일본에 있는 신호기 제작업체 직원들이 직접 와서 원인을 조사했으나 당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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