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비전대 농구부와 고태창(57·맨오른쪽) 감독
결승전서 광주대에 한 점차로 져
“어려움이 많지만 팀 분위기가 좋아서 다음엔 우승도 할 수 있어요.”
전북 전주비전대 여자농구부의 주장인 심민들(4학년) 선수는 2일 최근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일궈낸 소감을 묻자 당찬 포부로 답했다. 이 대학 농구부 선수들의 입학 당시 농구 실력은 전국 9개 여자대학 농구팀 가운데 하위권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배 여자대학농구대회 결승전에서 광주대에 73 대 74로 아깝게 졌다. 오심만 없었으면 우승도 바라볼 수 있었다.
고태창(57) 감독과 선수 10명은 열정으로 뭉쳤다. 선수들은 오전 강의를 마친 뒤 오후에 체육관에서 연습하고 저녁엔 운동장을 뛰었다. 훈련 뒤에도 슛을 500개씩 이상 던졌다. 고 감독은 가수 인순이의 노래 ‘거위의 꿈’을 휴대전화 연결음으로 쓰며 선수들을 북돋웠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선수들은 모두 태권도학과에 재학중이다. 운동선수가 다닐 수 있는 유일한 학과이기 때문이다. 선수들 가운데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도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전지훈련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러나 근성으로 극복했다.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은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한다. 심민들 선수는 “올해부턴 대학선수도 프로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학년생 차홍진 선수는 김천시청 농구팀으로 진로가 확정됐고, 2학년 차은영 선수도 대구 동아백화점 농구팀 취업이 유력하다.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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