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부장, 공설운동장 조명탑 올라
“단협 해지한 원장 재임 반대” 주장
갈등 장기화 속 조합원 48명 이탈
“단협 해지한 원장 재임 반대” 주장
갈등 장기화 속 조합원 48명 이탈
전북 남원의료원 노조가 정석구 현 원장의 재임을 반대하며 철탑 농성에 들어갔다.
이용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남원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3일 새벽 4시부터 남원의료원 근처에 위치한 공설운동장 조명탑(사진·높이 약 25m)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부지부장은 “정 원장이 재임을 위해 전북도에 원장 공모 신청을 했다. 갈등을 조장한 장본인이 또다시 원장 자리에 앉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원장이 공모 신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도지사가 원장을 낙점하는 날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장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전북도는 “지난달 말까지 원장 공모를 통해 5명의 신청자를 받았으며, 정 원장의 재신청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새 원장 임명은 4일 7명으로 꾸려진 추천위원회가 2명의 후보자를 도지사에게 추천하고, 도지사가 이달 중순 최종 결정한다.
남원의료원 노사 대립은 지난해 9월 단체협상 결렬에서 비롯됐다. 의료원 쪽은 “그동안 인사권·경영권을 노사 합의로 묶어놔 경영 개선을 전혀 이룰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 쪽은 “실제로 징계권 등을 노조가 행사하지 않은데다, 지금까지 노사협상을 통해 얻어낸 노조의 정당한 권리를 이제 와서 회사 쪽이 문제시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된 뒤 지난해 12월7일 파업에 들어가, 27일 만인 올해 1월2일 3개항에 합의하고 파업을 풀었다. 합의안에는 노·사·정이 각 1인을 추천해 구성하기로 한 중재위원회의 중재결정을 수용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노사의 이견으로 중재위조차 꾸려지지 않았다. 의료원 쪽은 3월13일 전격 단체협약 해지를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5월부터 전북도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고, 지난달부터 남원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단협 해지를 통보한 정 원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48명이 지난달 노조를 탈퇴했다. 이들은 “거듭되는 파업과 대립으로 병원 경영이 악화하고 이미지도 나빠져 환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다가 자칫 부실경영 등의 문제로 폐업한 제2의 진주의료원이 될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느 조직이나 반대 목소리는 있기 마련이다. 지난해 파업 전부터 정 원장 편에 있던 조합원들이 빠져나간 것이다. 나머지 조합원 210여명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공공의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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