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아름다운 순례길’ 걷기에 나선 시각장애인 송경태(가운데)씨와 어린 시절부터 단짝인 최낙관(왼쪽)씨, 자원봉사에 나선 양희영(오른쪽)씨가 8일 전북 완주군 비봉면 천호성지에서 자세를 취했다. 최낙관씨 제공
시각장애 마라토너 송경태-친구 최낙관씨 순례길 동행
전북 순례길 세계문화유산 촉구
‘비움과 채움’ 주제로 7일간 여정
“난관 있지만 친구가 함께해 든든”
전북 순례길 세계문화유산 촉구
‘비움과 채움’ 주제로 7일간 여정
“난관 있지만 친구가 함께해 든든”
“친구와 함께 길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1982년 군복무 중 수류탄 사고로 시력을 잃은 송경태(52·가운데)씨와, 그의 초·중학교 동창생인 전북 예원예술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최낙관(52·왼쪽)씨가 전북지역 ‘아름다운 순례길’ 동행에 나섰다. 이들은 아름다운 순례길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바라는 뜻에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순례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송씨가 운영하는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의 사회복지요원 양희영(22)씨도 자원봉사자로 동행했다.
해초 송씨는 최씨에게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을 함께 종주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최씨는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고 체력에도 어려움도 있어, 풍광이 좋은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자고 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촉구하는 홍보도 하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뜻에서 ‘비움과 채움’을 주제로 동행하면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9개 구간으로 이뤄진 이들의 ‘아름다운 순례길’은 각 구간당 14~28㎞씩 모두 240㎞다. 전북 전주·익산·김제·완주에 걸쳐 있는 순례길 주변에는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의 유적지가 있다.
최씨가 시각장애인 송씨의 눈이 돼 길을 안내한다. 송씨는 안내를 맡은 친구 최씨의 배낭에 연결한 줄에 의지해 길을 걷는다. 오랜 친구여서 편하고 마음이 잘 통한다고 했다.
송씨는 “장마철이어서 징검다리에 물이 불어 있으면 우회해야 했고, 갈라진 길에선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기도 해 다시 되돌아올 때도 있었다. 구간 끝에 숙박시설이 없어서 차를 타고 다시 이동해야 했던 적도 있다”고 그간의 고충도 털어놨다.하지만 최씨는 “소나기를 맞아 흠뻑 젖기도 했지만 끝까지 동행하며 완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씨는 미국 대륙 도보횡단과 사하라 사막, 고비 사막, 타글라마칸 사막,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 완주 등에 도전해왔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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