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부상 군인과 전쟁 피해 민간인의 치료를 맡았던 노르웨이육군 이동의과병원을 기리는 기념비가 첫 주둔지인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상록근린공원에 25일 건립됐다.
가로 1.5m, 높이 1.6m, 두께 53㎝ 크기로 제작된 기념비에는 ‘부상 장병과 전쟁고아를 치료하고 수많은 생명을 살린 공적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제막식에는 앤 그레테 스트룀 에릭슨 노르웨이 국방부 장관과 주한 노르웨이 대사, 한국전 참전용사, 당시 병원 근무자와 치료자 등 200명이 참석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은 인류평화와 자유 수호에 앞장선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러분의 고귀하고 숭고한 뜻을 대한민국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동외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권순선(78)씨는 “17살 때 연천군 초성리에서 미군 노무자로 일하다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1주일 치료받는 기간에 노르웨이 간호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르웨이 육군 이동외과병원은 전쟁이 한창인 1951년 4월 참전해 미8군 사령부 직할대로 편성돼 의정부 상록근린공원 자리에서 6개월 동안 머물렀다. 이후 북진하는 연합군을 따라 두 차례 이동해 1952년 7월~1954년 11월 동두천시에 주둔하다 철수했다. 당시 유물은 동두천시 자유수호박물관에 있다.
이 병원에는 한국에 주둔하던 기간 의사와 간호사 등 623명의 노르웨이인과 60여명의 한국인이 근무했으며, 입원환자 1만4000여명 가운데 민간인 2720명, 중공군·북한군 172명을 포함해 모두 9만여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종전 뒤에는 병원 근무자를 중심으로 ‘노르웨이 한국재단’을 설립해 전쟁고아들을 노르웨이로 입양하는 데 앞장섰다. 또 당시 의료 파병국이었던 스위스, 스웨덴 의료진과 함께 국립의료원을 건립해 국내 의료체계를 세우는 데도 이바지했다. 3개국 의료진은 1951~58년 200만명에 달하는 군인과 민간인을 무료 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이 공원을 ‘노르웨이 참전기념공원’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의정부/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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