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보조금과 교비를 가로챈 혐의로 사립대 부총장과, 사학재단 산하 고등학교 전 행정실장이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이 대학은 설립자의 아내가 총장을, 자식이 부총장을 맡으며 그동안 대학을 파행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 김영익)는 지자체 보조금을 가로채고 교비를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 등)로 경북외국어대 정모세(42) 부총장과 이 대학 재단 산하 고교 전 행정실장 장아무개(5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정 부총장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북도 보조금과 한국사학진흥재단 융자금 등 모두 17억원을 받아 가로채고, 대학 연구비와 인건비 등을 거짓으로 계산해 83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학 공사를 맡은 업체로부터 89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장 전 행정실장은 대학내 공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챙기고, 공사대금을 부풀려 계산해 교비 4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이 정산보고서만으로 허술하게 관리되는 점을 이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4년제 사립대학인 경북외대는 2005년 3월 설립됐다. 설립자는 자신의 아내를 총장으로, 아들을 부총장으로 앉혔다. 경북외대는 개교 때 6억4000만원의 재단 전입금 외에 추가 출연이나 특별한 수익이 없었지만, 지자체 보조금 등에 의지해왔다. 하지만 총장 일가는 교직원 평균 급여보다 3배나 많은 급여를 챙기고 업무추진비 등을 멋대로 쓰는 등 사실상 대학을 사유화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대학은 2009년 교육부가 경영개선이 필요한 대학으로 지정했지만, 설립자가 30억원을 출연한다는 등의 약속을 받고 퇴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출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올해는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다. 이 대학은 지난 4월15일 교육부에 자진폐교 인가 신청을 냈고, 8월31일 폐교를 앞두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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