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존, 벤치·조경수 철거뒤
판매대 설치…주변상인들 반발
판매대 설치…주변상인들 반발
패션전문업체 세이브존 전주점(옛 코아백화점)이 건축법상 휴식시설인 공개공지(公開空地) 터의 시설을 훼손하고, 의류·잡화를 팔기 위해 가판대 등을 설치해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위치한 세이브존 전주점의 연면적은 2만7566㎡로 이 가운데 공개공지가 861㎡이다. 공개공지는 건축법상 연면적 5000㎡ 이상의 문화·업무·숙박시설 등을 건축할 때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휴게시설 등을 설치하게 돼 있는 공간으로, 대지면적의 10% 이하 범위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이브존 전주점엔 벤치와 조경수 등이 조성돼 있었으나, 2011년 세이브존 전주점이 개장하고 난 뒤 이런 시설물이 사라졌다고 한다.
전주시 완산구청은 최근 현장 조사에 나서 벤치(가로 180㎝×세로 43㎝) 6개, 조경수 4그루, 의자 3개, 안내판 1개 등이 2011년 5월 사용승인 당시와 달리 훼손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완산구청은 지난달 30일 시설물 훼손에 따른 건축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완산구청은 오는 27일까지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시정명령을 내린 뒤, 이행강제금 950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세이브존 전주점 주변에 위치한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상인들은 공개공지 안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행위를 비난하고 있다. 상인 이아무개(55)씨는 “불경기 속에서 추석 특수를 조금이나마 기대하고 있지만, 세이브존이 명절 대목을 겨냥해 건물 밖에까지 판매대를 세워놓고 영업을 벌이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중소상인들을 살리려면 이런 노점 판매행위를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브존 전주점은 “옛 코아백화점 때부터 있었던 공개공지 안 시설물이 노후화해 있었는데 각종 행사를 하면서 시설물을 치우게 된 것으로 곧 원상복구할 방침이다. 또 공개공지 안 판매대 설치는 입점 업체들이 추석 대목을 노리고 자율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철거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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