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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병대캠프 희생 학생 49재
유족들 “사고 재수사하라” 통곡

등록 2013-09-04 21:18수정 2013-09-05 10:17

4일 오전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에서 지난 7월18일 사설 해병대캠프 교육을 받다 숨진 공주대 사대부고 학생 5명의 사십구재와 추모비 제막식이 치러지고 있다.
4일 오전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에서 지난 7월18일 사설 해병대캠프 교육을 받다 숨진 공주대 사대부고 학생 5명의 사십구재와 추모비 제막식이 치러지고 있다.
천안공원묘원서 추모비 제막식
“책임자들 일벌백계 위해
끝까지 나서겠다”
“엄마가 음악 틀어줄게.”

김선미(46)씨는 아들의 묘에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김씨의 아들 진우석군은 지난 7월18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동급생들과 교육을 받다 파도에 휩쓸려 친구 4명과 함께 숨졌다. 김씨는 <토요문학 49집>이라는 책자도 펼쳐 묘에 올려두었다. “우석이가 시를 3편 써서 책자에 실렸는데, 미처 보지를 못하고 갔어요.” 토요문학은 공주대 사대부고 학생들이 1963년 만든 문학동인회다. 김씨는 “며칠 전 아들 생일(9월1일)을 치렀다. 이제는 울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뒤 다시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4일 오전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 무자격 교관들의 무책임한 교육 탓에 한꺼번에 숨진 김동환·이병학·이준형·장태인·진우석군의 추모비 제막식과 사십구재가 열렸다. 유가족과 공주대, 공주대 사대부고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학생들의 희생을 애도하는 추모비가 공개됐다. “봉황의 꿈을 채 피우지 못한 맑은 영혼들, 두려움 가벼이 여기고 기꺼이 자신을 불태워….” 고인들의 친구 강우승군이 비문을 읽어내려가자 유가족들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공주가 지역구인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사고 5일 전 학교 강당에서 모교 선배로서, 국회의원으로서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 큰절로 인사를 했었는데 며칠 뒤 사고가 났다. 학생들의 안전대책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에서 지난 7월18일 사설 해병대캠프 교육을 받다 숨진 공주대 사대부고 학생 5명의 사십구재와 추모비 제막식이 치러지고 있다.
4일 오전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에서 지난 7월18일 사설 해병대캠프 교육을 받다 숨진 공주대 사대부고 학생 5명의 사십구재와 추모비 제막식이 치러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사고 초기와 달리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사십구재 뒤 기자회견을 열어 “사설 해병대캠프는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특별법을 만들어 죄 지은 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사고를 낸 안면도 해양유스호스텔 쪽에 부적절한 공유수면 사용 허가를 내주고 감독을 부실하게 한 태안군, 해양유스호스텔 대표 오아무개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수상레저안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태안해경, 사전 안전대책 없이 학생들을 사지로 내몬 교육부 등에 사죄와 재수사 등을 요구했다.

이후식 유가족 대표는 “태안군과 태안해경이 보이는 떠넘기기 행정과 짜맞추기 수사는 유가족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가해자들에 대한 일벌백계와 제도 개선을 위해 끝까지 나서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공주대 사대부중과 사대부고 학생·교사 등 70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와 함께 학생 5명 모두를 의사자로 선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조만간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한테 보낼 참이다.

천안/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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