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업체 운영자가 전달
특혜의혹 검찰수사에 촉각
두 당사자 “그런 사실 없다”
특혜의혹 검찰수사에 촉각
두 당사자 “그런 사실 없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옛 한국패션센터)이 7년 동안 예식영업을 할 수 있도록 특정 출장뷔페업체에 연구원 공연장을 빌려줬으며, 이 과정에서 업체 운영자와 한국패션센터 전 이사장 사이에 1억여원의 돈이 오갔다는 내용의 문건이 발견됐다. 돈이 오간 시점으로 추정되는 2008년에 이미 공연장 대관을 두고 불법과 특혜 의혹이 제기됐으나, 해당업체는 지난해까지 예식영업을 계속해 이 돈이 대구시 등 ‘상부층’에 로비자금으로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가 입수한 문건을 보면, ㅊ출장뷔페를 운영하는 김아무개(57)씨는 2008년 1~8월 수표로 1억원, 현금으로 4000만원 등 모두 1억4000만원을 당시 한국패션센터 이사장이던 김아무개(57)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되어 있다. 수표는 5000만원권 1장과 1000만원권 5장으로 이뤄져 있다. 돈을 전달한 이유는 “예식영업을 계속하기 위한 것으로, 당시 논란 속에서도 예식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전 이사장의 로비 덕분”이라고 설명돼 있다.
당시 업체 운영자 김씨는 2005년 6월부터 전 한국패션센터 공연장을 빌려 예식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2008년 공연장으로 허가받은 시설에서 예식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이 업체에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이런 지적은 언론에 이어 대구시의회에서도 나왔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해 6월까지 영업을 계속했다.
업체 운영자 김씨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공연장에서 예식영업을 하며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포탈해 지난해 9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최근 출소했다.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김 전 이사장은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구시, 대구 서구가 함께 추진하는 섬유 관광 사업에 위탁 운영자로 참가해 보조금 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서아무개(50)씨와 함께 불구속 입건되기도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0일 성명을 내어 “당시 그 업체의 공연장 예식사업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특혜 대관과 대구시의 묵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검찰 등 수사기관은 이런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비리 관련자를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업체 운영자 김씨와 김 전 이사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한국패션센터와 한국봉제기술연구소를 통합해 2010년 4월 만들어진 전문생산기관이다. 해마다 150억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며, 예산의 대부분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나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을 받는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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