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교하1차 월드메르디앙아파트의 ‘똑똑도서관’ 관장 김승수(맨 오른쪽)씨 등 주민들이 지난 10일 동네학습 프로그램인 리본교실과 냅킨아트교실에서 만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장 쏙] ‘우리 동네 공동체’ 바람 분다 ⑥ 소통과 연대 키우는 재능기부
파주 ‘똑똑도서관’
파주 ‘똑똑도서관’
“동네 학습모임을 하면서부터는 함께 뭔가를 한다는 마음에 이웃 사이도 돈독해지고 자신감도 생겨요.”
경기도 파주시 목동동 교하1차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주민 이애영(40)씨는 1년 남짓 주민들에게 리본으로 장신구 만들기 교실을 꾸려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6주 과정인 리본교실은 이씨 집에서 열린다. 주민 50여명이 과정을 마쳤다. 이씨는 “백화점 문화센터 같은 데서 배우려면 수강료도 내야 하고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가야 하죠. 여기선 각자 원하는 것을 공짜로 배우니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손수 만들어보고는 감동해서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다니까요”라며 웃었다.
목동동 교하 아파트 주민들
책 공유하며 벽 허무는 만남
동네 학습프로그램으로 발전 “동네 학습모임을 하면서부터는 함께 뭔가를 한다는 마음에 이웃 사이도 돈독해지고 자신감도 생겨요.” 경기도 파주시 목동동 교하1차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주민 이애영(40)씨는 1년 남짓 주민들에게 리본으로 장신구 만들기 교실을 꾸려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6주 과정인 리본교실은 이씨 집에서 열린다. 주민 50여명이 과정을 마쳤다. 이씨는 “백화점 문화센터 같은 데서 배우려면 수강료도 내야 하고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가야 하죠. 여기선 각자 원하는 것을 공짜로 배우니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손수 만들어보고는 감동해서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다니까요”라며 웃었다. 1507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단지에선 리본교실과 냅킨아트교실, 요리교실까지 열려 주부들의 관심이 높고 참여 열기도 뜨겁다. 냅킨아트 강사 이재육(37)씨는 “어깨너머로 배워 나도 연습할 겸 친한 엄마들에게 일러줄 겸 시작했는데 모두들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런 재능 공유는 이른바 ‘똑똑도서관’에서 비롯됐다. 2011년 11월 주민들이 아파트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 콘퍼런스’에서 나온 창안이 바탕이 됐다. 똑똑도서관이란 주민들이 이웃집 문을 ‘똑똑’ 두드려 찾아가 책을 서로 빌려보자는 것이다. 저마다 책 목록을 누리집에 올리면 읽고 싶은 책을 빌리는 식이다. 따로 도서관 공간을 두지 않아도, 사서 봉사를 하지 않아도 주민들의 집 책장이 도서관 서가가 되는 것이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었던 똑똑도서관장 김승수(38)씨는 “돈 많이 들고 관리하기 어려운 도서관을 짓기보다 주민들이 각자 소장한 책을 공유하면, 책을 매개로 이웃과 자주 만나고 지역 문화활동으로도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해 30여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집을 공개하기를 아직은 좀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도 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확장으로 주민 각자의 재능을 책처럼 빌려주는 동네 학습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김치 잘 담그는 할머니, 게이트볼 잘하는 할아버지, 리본 잘 만드는 아주머니, 그림 잘 그리는 아저씨, 악기 잘 다루는 대학생 등이 재능을 내놓아 아파트를 마을학교처럼 키워나가는 것이다. 똑똑도서관이라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연 2회 시민교육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지난 11~12일 3회 시민교육박람회에선 우수상을 받았다. 서울 영등포구·종로구, 경기도 수원시 등에서도 주목한다고 했다. 김씨는 “재능을 나누며 이웃 간 신뢰를 쌓아가면 똑똑도서관의 주민 참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책 공유하며 벽 허무는 만남
동네 학습프로그램으로 발전 “동네 학습모임을 하면서부터는 함께 뭔가를 한다는 마음에 이웃 사이도 돈독해지고 자신감도 생겨요.” 경기도 파주시 목동동 교하1차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주민 이애영(40)씨는 1년 남짓 주민들에게 리본으로 장신구 만들기 교실을 꾸려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6주 과정인 리본교실은 이씨 집에서 열린다. 주민 50여명이 과정을 마쳤다. 이씨는 “백화점 문화센터 같은 데서 배우려면 수강료도 내야 하고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가야 하죠. 여기선 각자 원하는 것을 공짜로 배우니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손수 만들어보고는 감동해서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다니까요”라며 웃었다. 1507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단지에선 리본교실과 냅킨아트교실, 요리교실까지 열려 주부들의 관심이 높고 참여 열기도 뜨겁다. 냅킨아트 강사 이재육(37)씨는 “어깨너머로 배워 나도 연습할 겸 친한 엄마들에게 일러줄 겸 시작했는데 모두들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런 재능 공유는 이른바 ‘똑똑도서관’에서 비롯됐다. 2011년 11월 주민들이 아파트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 콘퍼런스’에서 나온 창안이 바탕이 됐다. 똑똑도서관이란 주민들이 이웃집 문을 ‘똑똑’ 두드려 찾아가 책을 서로 빌려보자는 것이다. 저마다 책 목록을 누리집에 올리면 읽고 싶은 책을 빌리는 식이다. 따로 도서관 공간을 두지 않아도, 사서 봉사를 하지 않아도 주민들의 집 책장이 도서관 서가가 되는 것이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었던 똑똑도서관장 김승수(38)씨는 “돈 많이 들고 관리하기 어려운 도서관을 짓기보다 주민들이 각자 소장한 책을 공유하면, 책을 매개로 이웃과 자주 만나고 지역 문화활동으로도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해 30여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집을 공개하기를 아직은 좀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도 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확장으로 주민 각자의 재능을 책처럼 빌려주는 동네 학습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김치 잘 담그는 할머니, 게이트볼 잘하는 할아버지, 리본 잘 만드는 아주머니, 그림 잘 그리는 아저씨, 악기 잘 다루는 대학생 등이 재능을 내놓아 아파트를 마을학교처럼 키워나가는 것이다. 똑똑도서관이라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연 2회 시민교육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지난 11~12일 3회 시민교육박람회에선 우수상을 받았다. 서울 영등포구·종로구, 경기도 수원시 등에서도 주목한다고 했다. 김씨는 “재능을 나누며 이웃 간 신뢰를 쌓아가면 똑똑도서관의 주민 참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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